씁쓸하기만 한 故 황정순 유산 둘러싼 자식들 다툼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얼마전 원로배우 황정순 씨가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그 분의 유산을 둘러싼 자식들의 다툼이 이어지고 있어 씁쓸함을 금할 길이 없었다.

MBC ‘리얼스토리 눈’은 3일 첫회 방송으로 황정순의 유산을 둘러싼 자식들의 치열한 다툼을 보도했다.

그 분이 말년을 보냈던 서울 삼청동 집안은 한마디로 처참했다. 고인이 못치우게 했다고는 했지만, 그속에서 얼마나 쓸쓸하게 지냈는지를 능히 짐작할 수 있었다.

황정순 씨의 집은 삼청동의 노른자 땅에 위치한 단독주택이라 시가가 수십억에 달하는데, 그 유산을 둘러싸고 자식들 간에 다툼이 일어나 육성과 친필 증거를 각각 내밀며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황정순은 작고한 남편과의 사이에 전처 소생, 즉 의붓자식만 셋이었다. 그런데 황정순에게는 세 명의 법적 상속인이 있었다. 의붓 아들의 아들, 즉 의붓 손자와 외조카 손녀, 그리고 외조카 손녀의 남동생까지 총 세 명이 양자로 입적되어 있었다.

의붓아들 측에서는 고인이 2010년부터 치매 증상을 보였으며 유산을 노린 조카손녀가 그것을 이용해 고인을 속여 입적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황 씨의 매니저 일을 봐주며 가장 마지막에 입적된 조카손녀 측에서는 고인의 아들을 고소했다. 황정순이 실은 치매가 아니었으며 아들이 거짓으로 치매 병력을 꾸며 고인을 납치해 정신병원에 감금했었다는 것이다.

1943년 데뷔해 수백 편의 작품 속에서 70여 년 간 연기를 해온 황정순은 화려한 삶을 살았지만 끝에 남은 건 쓸쓸함 뿐이었다. 절친했던 배우 최지희에게 입주 도우미를 구해 달라고 부탁하며 “함께 잠들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라고 했을 정도로 고독한 생활을 했다고 한다. 쓸쓸한 노년을 보낼 수밖에 없었던 위대한 여배우 황정순의 사례는 씁쓸함만을 남길 뿐이다.

뒤늦게라도 자식들이 합의해 유산은 황정순 영화재단 설립과 열악한 영화인 돕기 등에 쓰일 수 있었으면 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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