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 영웅 이준기 vs 절대악인 유오성 구도의 위험성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KBS 2TV 수목극 ‘조선 총잡이’의 관전포인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이준기와 유오성의 끈질긴 악연의 대결이다. 둘 다 한번씩 죽은 줄로만 알았는데, 다시 살아난 것도 이 대결을 지속시켜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준기는 절벽에서 유오성의 총을 맞고 다이빙해 일본으로 피신했다가 돌아왔고, 유오성은 방탄조끼를 맞아 총을 맞고도 살아났다.

이준기는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원수인 유오성을 죽이려고 한다. 유오성도 딸 혜원(전혜빈)에게이준기를 반드시 죽인다고 했다. 그런데 이준기(박윤강)는 영웅, 유오성(최원신)은 절대악인으로 각각 설정돼 있다.

그러니 이준기와, 고종(이민우)의 협조하에 개화파를 보호해준 그의 아버지(최재성), 김옥균 등 개화파 인사들, 고종은 모두 선인이 되고, 행동대장격인 유오성과 그에게 명령을 내리는 보수세력의 거두 김좌영(최종원) 일파는 악인이 되버린다. 결과는 어떻게 될지 뻔하다.


이들간의 대결 과정에 나온 예피소드들은 역사를 왜곡할 소지가 있다. 가령, (임오)군란을 김좌영 일파가 후원하는데, 봉급을 제대로 받지 못해 선혜청 당상을 습격한 구식군대가 모두 악인이 돼버린다.

이들이 찾아나선 중전 민씨(하지은)는 악의 무리에 쫒겨가는 좋은 사람이 된다. 이준기의 애인 남상미(정수인)는 그런 중전을 구출해 민씨의 친정인 여주까지 모신다. 민씨정권에 대한 항변이기도 한 임오군란을 일으킨 사람들이 폭도가 된 느낌이다. 군란 외에도 개화파를 선인으로, 이들을 견제하는 수구파를 악인으로 각각 규정함으로써 생기는 무리수가 더러 보인다.

20일 방영되는 17회분에서도 영웅 박윤강(이준기)과 절대악인 최원신(유오성)이 질긴 악연의 끈을 이어간다고 한다. 백성들에게 ‘만월의 흑포수’로 불리며 민중의 영웅으로 거듭나고 있는 박윤강은 뛰어난 지략과 카리스마로, 최원신은 험난한 역경을 헤치며 키워온 장사치 특유의 계산법과 독기로 서로에게 맞서왔다.

양측의 대결은 긴장감을 선사하지만, 선악구도를 지속시키기보다는 당시의 욕망구도로 공감할 수 있는 논리와 감성을 그려내기를 기대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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