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그는 세상을 바꾸려는 건축가”
‘다큐, 희망을 말하다’를 주제로 7일간 달려온 제11회 EBS국제다큐영화제가 지난달 31일 폐막됐다. 이번 다큐영화제는 23개국 50편의 다양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영화제로서뿐 아니라 패션·건축 다큐 토크 콘서트, 특별 야외 상영, EIDF 다큐멘터리 아카데미 등 다양하고 알찬 부대행사가 열려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기자는 출품작중 건축다큐멘터리인 ‘자연의 건축가 유진 추이’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관람하고 색다른 감명을 받았다. 건축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유진 추이<사진>는 일률적인 사각형 박스형 건물을 가장 비효율적인 형상으로 간주한다.

박스형 건물은 지진에도 취약한 약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 대안으로 곰벌레, 물고기 등 자연물의 외관과 본성을 제시한다. 미국식 통나무집을 모더니즘 스타일로 꾸미는 등 기이한 건축물을 설계한 브루스 고프에게 영향을 받은 유진은 “상상력 있는 건축물에 사는 사람이 더 풍부한 상상력을 갖게 된다”고 말한다.
독특한 형상을 한 그의 건축물에 대해 이웃들은 “건물이 못생겼다. 혐오스럽다”고 반대하고, 지역 관공서에서도 건축 허가를 잘 내주지 않는다. 하지만 유진 초이는 자신의 생각을 멈추지 않는다. 건축에 대한 독창적이고 고집스러운 생각을 지닌 그는 이미 콜럼비아대와 오레곤대에서 퇴학당한 적도 있는 꿈과 집념의 사나이다. 체조선수이고 피아노 연주자이기도 한 그는 만능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샤스타산에 독특한 형태의 박물관을 짓는 계획인 ‘델로스 프로젝트’를 꿈꾸지만, 후원자가 없어 아직 시공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재일교포 3세로 미국에서 활동 중이인 이경 감독은 자신의 데뷔작의 주인공으로 유진 추이를 택했다. 이 감독은 “6년전 기이한 옷을 입고 있는 유진 추이를 만났는데, 작품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났다”면서 “현재도 그는 변한 게 없다. 그는 창의력이 있고 행복을 주는 사람이다. 꿈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좋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진 추이의 건축물에 대해 그의 상상력과 집념을 인정하면서도 수용되기는 어려운 현실을 얘기했다. 최근 열린 건축 다큐 토크콘서트에 나온 건축가 문훈은 “나는 비겁하지만 유진은 고집이 대단하다. 나는 세상이 안바뀌면 내가 바뀌지만, 그는 세상을 바꾸려고 하는 사람이다”면서“하지만 (건축 외형인) 곤충이 엄청나게 크다보니 불편함이 있다”고 말했다. 시인이자 건축가인 함성호는 “자연, 생물 형상을 모방하는 유진의 건축 계열은 주류가 아니라는 이유로 계보적 통찰이 잘 안이뤄진다. 계보적 맥락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의 건축물을 보면 갑작스럽고, 당황하게 되며,촌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