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매튜 본/출연 콜린 퍼스, 태런 애거튼, 사무엘 L. 잭슨 등/개봉 2월 11일)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국제적 정보기구 ‘킹스맨’ 비밀 요원들의 신조다. 해리 하트(콜린 퍼스 분)는 이 조직의 전설적인 요원이다. 악당들을 상대할 땐 비정하지만, 겉보기엔 영락없는 영국 신사다. 동네 양아치들을 혼쭐낼 때도 품격을 잃지 않는다. 문제아로 살던 에그시(태런 에거튼 분)는 해리의 부름을 받고 킹스맨 요원을 선발하는 면접에 참여한다.
고전 스파이물이 대체로 진지하고 비장했다면, ‘킹스맨’은 감각적이고 유쾌한 스파이 영화다. 특히 ‘신사’ 스파이 캐릭터의 매력이 상당하다. 죽일 듯이 적에게 달려들기 보단, 춤을 추는 듯 경쾌한 몸놀림으로 상대한다. 칼날이 스치고 총알이 날아다니는 와중에도 유머를 잊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수십 명을 때려 눕힌 뒤에도 옷매무새 하나 흐트러짐이 없다.

‘킹스맨’에는 두 차례 인상적인 씬이 등장한다. 악당 발렌타인(사무엘 L. 잭슨 분)의 농간으로 통제력을 잃은 사람들이 서로 죽고 죽이는 장면이 그 중 하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화면과 무심히 흘러나오는 록 음악은 무참한 살육전을 한 편의 쇼처럼 보이게 한다. 발렌타인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심은 칩이 연쇄적으로 폭발하는 장면 또한 혼을 쏙 빼놓는다. 머리가 터지는 참혹한 광경을 폭죽놀이를 떠올리게끔 컴퓨터 그래픽(CG)으로 처리했다. 덕분에 기괴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장면으로 탄생했다. 여기에 역설적으로 우아한 클래식 음악이 깔리면서 희극적인 요소가 더해진다. 가장 끔찍할 수 있는 장면을 가장 유머러스하게 연출하는 것도 감독의 능력이라면 능력이다.
덧붙여 ‘신사의 품격’에 걸맞는 기발한 무기들을 보는 즐거움은 덤이다. 사격과 방탄 기능을 겸한 장우산, 영상 전송 시스템을 갖춘 뿔테 안경, 독 묻은 칼날이 감춰진 옥스퍼드화, 지포 라이터로 가장한 수류탄 등이 적재적소에 활용된다. 영화를 보고나면 킹스맨의 컬렉션을 소장하고 싶은 욕망이 꿈틀댈 지 모른다.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제 만족 지수는요! ★★★★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감독 김석윤/출연 김명민, 오달수, 이연희/개봉 2월 11일)
470만 관객을 동원한 전작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이후 4년 만에 속편이 나왔다.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이하 ‘조선명탐정2’)은 한 때 잘나갔던 조선 제일의 명탐정이 불량은괴 유통 사건과 행방불명 된 소녀의 행방을 뒤쫓는 이야기를 담았다. 전작의 김석윤 감독이 그대로 메가폰을 잡았고, 명품 콤비 김명민-오달수의 재회도 성사됐다. 팜므파탈 홍일점은 한지민 대신 이연희가 투입됐다. 전편만큼 조화롭진 않지만, 포복절도 코미디 솜씨는 여전하다.

▶‘7번째 아들’ (감독 세르게이 보드로프/출연 제프 브리지스, 벤 반스, 줄리안 무어 등/개봉 2월 11일)
새해 첫 판타지 블록버스터 영화다. ‘다크 나이트’, ‘인셉션’, ‘인터스텔라’ 등의 흥행작을 만든 레전더리 픽쳐스와 ‘어벤져스’, ‘엑스맨’의 제작진이 의기투합했다. 할리우드의 연기파 배우 제프 브리지스, 줄리안 무어 등이 나선 출연진도 기대감을 더한다. 100년 만에 전설 속 붉은 달이 뜨면서 세계는 멸망 위기에 처하고, 모두를 구원할 유일한 희망인 ‘7번째 아들의 7번째 아들’이 어둠의 세력에 맞서는 과정을 그린다. 스펙터클한 볼거리는 풍성한데, 기존의 판타지 블록버스터와 차별화 된 ‘한 방’이 없는 점이 아쉽다.

▶‘백설공주 살인사건’ (감독 나카무라 요시히로/출연 이노우에 마오, 아야노 고 등/개봉 2월 1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도덕성을 잃어가는 네티즌에게 보내는 경고장과 같은 영화다. ‘백설공주’ 비누 회사에 다니는 미모의 여직원이 살해된다. 주위에선 그녀에게 열등감을 가졌던 동료 미키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방송국 조연출 유지는 미키의 의심스러운 행적들을 방송에 내보낸다. 이로 인해 SNS는 술렁이고 네티즌들은 미키의 신상정보를 캐는 등 ‘마녀사냥’에 몰두한다. SNS를 통해 쏟아져나오는 무책임하고 근거 없는 말들이, 어떻게 한 사람의 인생을 쥐고 흔들 수 있는 지를 신랄하게 보여준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에 ‘낚였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깔끔한 스릴러물이다.(관련 기사 보기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150204000756)

▶‘꿈보다 해몽’ (감독 이광국/출연 신동미, 김강현, 유준상/개봉 2월 12일)
유려한 이야기 솜씨와 정교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이광국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이다.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CGV무비꼴라쥬상, 제40회 서울독립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등 화려한 수상 이력을 자랑한다. 감독이 밝힌 연출 의도로 영화의 줄거리를 갈음한다. “꿈 속에서 만났던 누군가, 보았던 무언가에 대한 생각으로 하루 종일, 혹은 그 이상의 날들을 그 꿈에 대한 생각으로 보낼 때가 있습니다. 꿈이 우리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과 현실이 꿈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무명 여배우의 일상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