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김국진 소통법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김국진(50)은 말을 별로 하지 않는다. 토크도 공격형이 아닌 정리형, 수습형, 수비형이다. 그런데도 존재감이 떨어지지 않는다. 친구들 사이에서 말을 별로 하지 않는 성격인 사람들은 김국진이 어떻게 하는지를 세심하게 볼 필요가 있다.

김국진은 낯을 가린다고 알려져있다. 그렇기는 하다. 녹화가 끝나면 출연진들과 식사를 하거나 술을 먹지 않고,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낸다. 언뜻 보면 “사회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조금 더 그를 들여다보면 반전의 사나이다. 그 속성들이 단계를 잘 밟고 있어 갑자기 새로운 게 나타났다고 느껴지지 않을 뿐이다.


김국진이 말이 없고 몸도 약하고, 내성적일 것 같지만, 알고보면 수다를 잘 떤다. 몸은 잔근육이 잘 발달된,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몸이다. ‘불타는 청춘’에서 남자로는 유일하게 대나무를 타고 올라갈 때 남자인 나도 부러웠다. 축구와 골프는 선수 수준이다.

‘불타는 청춘’에서는 김국진이 흐름을 주도한다. 힘든 일을 도맡아 해결한다. 장작을 팰 때는 완전한 ‘상남자’다. 누가 김국진을 소심한 사람이라 하겠는가? 여성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다. 시청자들은 이제강수지와 ‘썸’은 그만 타고 연애 좀 하라고 요구한다.

김국진은 ‘라디오스타’에서는 후배에게 이혼과 연애, 재혼에 관해 놀림을 받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구라야, 내가 알아서 할께”라고 부드럽게 대응하는 착하고 귀여운 형이다. 만약 정색하면서 짜증을 냈다면, ‘라스’에서 김국진과 관련된 대화는 줄어들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사적인 이야기도 토크 양념으로 내놓을 줄 안다.

김국진은 자신의 속을 점진적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불타는 청춘’에서는 ‘라디오스타’때와는 많이 달라졌지만, 그렇게 안 느껴진다. 김국진에게서는 1999년대를 풍미하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자가 지닐만한 여유가 느껴진다. 그는 한 강연에서 “나는 치와와다. 셰퍼드가 되고 싶다고 성난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면 사랑받지 못할 것이다. 작지만 독립심 강하고 의외로 용감한 치와와처럼 살고싶다”고 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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