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셈블리’, 연기 구멍 한 명 없는 명품연기

[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기자]KBS 새 수목극 ‘어셈블리’의 큰 반응은 이미 예고됐다. 정치인들의 권력에 대한 욕망, 생존을 위해 힘을 얻기 위한 싸움을 그리겠다는 의도와 서술방법은 아직 1회밖에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도 적중한 것 같다.

정현민 작가가 전작 ‘정도전‘에서 보여준 것처럼 선악구도 전개가아니다. 정치 드라마 ‘어셈블리’에서도 여당과 야당, 서민과 권력자의 이분법적 구도로 그리지 않는다. 게다가 정 작가는 10년간 국회의 모습을 지켜봤기에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를 알고 있는 듯하다.


15일 첫회 말미 극성을 강화시키는 장면은 집권당 사무 총장인 장현성이 공천을 약속한 송윤아(최인경 역)를 배제시키고, 야당 공천을 받을 해고용접공노동자 정재영(진상필 역)에게 여당 공천을 제안하는 것이었다.

‘어셈블리’는 러브라인 없는 남성형 드라마다. 이 점에서 ‘추적자‘ 나 ‘펀치’와 궤를 같이 한다. 남성형 드라마라고 해서 남자들만 본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되지도 않는 사랑타령 드라마에 지친 많은여성 시청자가 앞으로 이 곳으로 유입될 수 있다.

벌써부터 5선 여당 국회의원 박영규의 “소신은 꺾어라고 있는 것이다”, “해고가 뭔지나 알아”라며 일갈하는 해고노동자 정재영을 향해 말한 경찰 취업 준비생 옥택연(김규환 역)의 “한번이라도 좋으니까 그 빌어먹을 해고 한번 당해보는게 우리 소원이라구요” 등 명대사가 하나하나 나오고 있다.

옥택연은 이 단 한마디의 대사로 오포세대를 넘어 칠포세대라 불리우는 청년세대의 암울한 현실을 공감있게 그려내며 이 시대 청년의 모습 그 자체를 보여주었다.

여기에 더해 배우들의 명품연기도 시청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정재영, 송윤아, 옥택연은 청장년 세대가 겪는 현실의 팍팍함을 진정성 있게 그려내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데뷔 20년만에 드라마에 첫 출연한 정재영은 등장부터 남달랐다. 그의 눈빛과 표정은 모든 감정을 고스란히 전하며 명대사와 시너지를 일으켜 몰입도를 높였다.

해고무효소송에서 패소한 뒤 정재영이 판사에게 “왜 미안하다고 하지 않습니까”라며 사과를 요구하는 장면은 해고노동자의 절절함이 느껴지며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송윤아는 자신의 원칙과 소신을 지키며 살고자 하나 녹록지 않은 현실 앞에서 고민하는 커리어우먼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거액을 제시하며 불법으로 공천을 받으려는 고객의 요구를 단호히 거절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임금체불과 쌓이는 청구서였다. 결국 자신의 원칙을 저버리고 장현성(백도현 역)에게 전략공천을 부탁하는 모습은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이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이들과 더불어 장현성, 김서형(홍찬미 역), 박영규(박춘석 역)도 정치인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그려 극의 밀도를 높이며 한시라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wp@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