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과 중반은 차이점이 있다. 초반에는 주원(김태현)이 혼자 맹활약했다면, 그때 병상에 누워만 있어 ‘잠자는 숲속의 공주’ 같았던 김태희(한여진)가 중반에 일어나서 냉혹한 복수극을 펼치기 시작했다는 점이 달라진 모습이다.

한신그룹 상속녀 김태희는 아버지가 자신을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이유와 내막을 알고,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또 ‘왕좌‘에 올라 앉아 있을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다짐했다.
김태희는 아버지로부터 한신그룹 비자금 파일이 담긴 USB를 손에 넣으며 절대권력 도준과 맞설 화력을 확보했고, 자신의 장례식장에 유명인사를 불러들인 후 스스로 찾아가 건재함을 알리며 그룹을 집어삼키려는 조현재(한도준)의 계략을 저지하려고 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한도준은 ‘왕’ 자리 유지를 위해 여진을 죽이려고 한다. 도준 밑에 붙어있는 고성훈 사장(장광)은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주원을 죽이려고 했다. 여진이 싸워야 할 상대는 자본의 힘을 내세우는 조폭과 다름없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김태희의 연기는 괜찮았다. 아주 훌륭한 연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연기력 논란이니 발연기 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연기였다. 대사가 별로 없지만 카리스마를 부각시키는 연기였다.
김태희가 “지금까지의 한여진은 죽었어”라고 말하며 3년간 기른 머리카락까지 싹둑 잘랐다. 제작진이 가발까지 준비했지만 본인이 직접 자르겠다고 했다.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머리를 자른 효과가 기대한 만큼 살아나지는 않았다. 그건 스토리 전개가 치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태희는 이번 작품에서 독기를 품고 연기한다. 그래서 위엄이 느껴진다. 이 분위기가 종반까지 이어지면서 좀 더 자연스러워진다면 작품에 참가한 의미가 충분할 것이다. 연기자로서의 존재도 좀 더부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주원(김태현)과 힘을 합쳐 상대들을 통쾌하게 제압하는 상황들을 보고싶다.
서병기선임기자/wp@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