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응팔’ 류준열의 사랑법을 이해하는 방법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덕선이의 남자는 정환(류준열)이 아니라 택(박보검)이었다. 어남류 지지자들은 분노 또는 허탈감, 그리고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tvN ‘응답하라 1988’의 어남류 지지자들이 정환 지지자가 된 이유는 정환의 풋풋한 사랑법에 있다. 겉으로는 무뚝뚝하지만 속정은 엄청 깊은 ‘츤데레‘속에 정환의 순수함과 순정이 있었다.

정환이는 누구나 고교시절쯤이면 가졌을법한 첫사랑의 설레는 경험을 소환해줬다. 특히 지금 40~60대라면 고등학교 시절 버스 타는 여고생을 보고 전기가 찌릿하고 왔던 경험, 그 때의 감성과 추억을 불러내준 것이다. 이것만 봐도 정환이가 시청자에게 해준 게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첫사랑은 가슴 두근거리는 풋사랑이다. 미숙하지만 순수했던, 그래서 지금은 할 수 없는 사랑의 기억을 안겨준다.

김정환과 류준열을 좋아하는 네티즌들은 “정환이는 꿈은 형인 정봉에게, 사랑은 친구인 최택에게, 청춘은 나라(공군사관학교)에 바쳤다”고 한다. 그만큼 착한 정환이다.

정환이가 영어를 못해 벙어리 냉가슴 앓는 국졸 엄마 라미란의 여권 영어 스펠링 밑에 한글로 발음을 꼼꼼하게 써놓은 걸 보면 배려심이 얼마나 대단한 지 알 수 있다.

정환이는 결혼식을 못올려 합성 사진을 걸어두었던 엄마(라미란)-아빠(김성균)의 깜짝 결혼식에서 화동 역할을 잘했던 형 정봉과 달리 쑥스러워 엄마에게 부케를 그냥 내미는 남자다.

그러니 어남류 지지자들이 단순히 덕선 남편찾기 결과에만 집착한 것은 아니다. 다만 과정의 연결에서 자연스럽지 못하고 비약이 있었던 부분에서는 ‘작감’(작가와 감독)에게 아쉬움을 제기하고 있기는 하다.

현재의 덕선(이미연)과 남편(김주혁)이 간간이 주고받았던 대화나 김주혁의 모습으로 볼 때 처음에는 정환이었다가 나중에 분위기에 밀려 최택으로 급선회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기자가 보기에도 갈수록 분량이 줄어들던 정환이 18회에서 덕선(혜리)에게 사랑을 진지하게 고백하는 마지막 부분에서 장난 비슷하게 처리되고 프러포즈용 피앙세 공군사관학교 반지를 덕선이 놔둔 채 가버렸을 때, 어남류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정환이 보여주었던 착한 마음, 타인에 대한 꼼꼼한 배려심, 사랑을 적극적으로하지 못한 이유인, 친구를 끔찍하게도 아끼는 마음은 시대를 초월하는 인간의 미덕이다.(정환은 별똥별 쇼를 보고 소원을 빌면서 “제 소원은 저 새끼(택)가 나쁜 놈이었으면~”이라고 말했다.) 19회에서 공군소위로 근무하는 자신의 사천부대까지 찾아와 지갑속에 있는 덕선의 사진에 대해 이야기하는 택이에게 “언제적 이야기야. 피곤하게 하지 말고, 얼른 덕선이 잡아”라고 말했다.

어남류 지지자들은 그런 정환이에게 반한 것이다. 비록 정환은 덕선이의 남자가 되지는 못했지만, 착하고 순수하며, 고등학생 나이에도 배려심을 지니고 있는 정환과, 그런 정환의 감정을 너무나도 잘 표현한 류준열을 계속 응원하게 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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