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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쯔위가 지난 11월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녹화장에서 대만 국기를 흔들고 있는 장면 |
이번 ‘쯔위 사태’와 같은 일이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다는 전조는 충분했다. 중국이 문화 영역에서 자국 역사, 특히 홍콩이나 대만, 일본과의 관계에 날을 세웠던 전례가 수도 없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일례로 국내에서는 이안 감독의 영화 ‘색, 계’(2007)의 주연배우 탕웨이가 중국 방송 정지 처분을 당한 이유에 대해 수위 높은 노출과 베드신 때문이라고 달려져 있지만, 중국 내에서는 오히려 “영화가 상하이 친일 정부를 미화한 것이 정사 장면보다 훨씬 심각하다”라며 영화의 정치적인 성향을 지적하는 질타의 목소리가 높았다. 또 지난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우산혁명) 당시 이에 동조했던 홍콩 출신 연예인들의 중국 내 보도와 활동이 전면 금지된 사건도 유명하다. 이때 중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배우는 주윤발, 유덕화, 양조위 등 ‘특급배우’ 들이라 국내에서도 이 사태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자국 연예인에게조차 엄격했던 중국 정부와 중국 여론에 대해 여태껏 둔감했던 국내 엔터업계를 향한 뒤늦은 성토가 쏟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연예기획사도 마찬가지이지만 방송국도 국제 문제에 관한 의식이 희박한 경우가 많다”라며 “녹화 프로그램에 인종차별적인 발언이 여과 없이 나오는 것을 보면 편집으로 걸러주는 장치도 부족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우리나라 방송이나 문화 콘텐츠를 최소한 아시아권에서는 모두 본다고 봤을 때, 이런 국제화 시대에 맞춰 외교 사절 수준으로 고도의 국제 의식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번 ‘쯔위 사태’로 인해 경각심이 높아진 만큼, 해외에서 활동하는 연예인들에 대한 문화교육 등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아이돌 그룹을 보유하고 있는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지금도 중국이나 일본 등에서 활동하는 그룹에 대해 발언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하라고 주의를 준다”라며 “해외 진출하는 아이돌들이 더욱더 많아지는 만큼 이번 일을 계기로 각 기획사들에서 문화 교육을 강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진출 국가의 시장만을 바라보고 소위 ‘비위를 맞추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문화 속국’으로 전락하게 될 위험이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재근 평론가는 “당장 돈을 벌어다 주는 시장의 입맛에 맞춰 생산하는 콘텐츠들로 점차 기울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장기적으로 봤을 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절대적인 콘텐츠의 질을 올려서 자연스럽게 다른 나라들도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