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여’, 그 남자②] 공유 “상대 배우를 사랑할 수 있을까…멜로영화 선택 기준”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공유(37)가 처음 정통 멜로를 들고 대중 앞에 섰다. 멜로 영화의 씨가 거의 말라버린 요즘, 진한 사랑을 연기한 그를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관객으로서도 멜로 장르가 시장에 많이 없다 보니까 아쉬움이 있었어요. 이 나이대쯤에 멜로를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게다가 상대역 배우가 전도연 선배님이었던 거에요. 저에게는 두 가지가 다 원해왔던 거였고, 다른 부분에 대한 고민들 없이 작품을 선택하게 됐죠.”

영화 ‘남과 여’(감독 이윤기)에서 공유는 처자식이 있는 남자 기홍 역을 맡았다. 가족에 대한 책임감으로 묵묵히 살아가던 그에게 어느 날 마찬가지로 처자식이 있는 여자 상민(전도연)이 나타났다. 기홍은 계속 주저하는 상민에게 손을 먼저 내미는 인물이다. 

[사진=쇼박스 제공]

공유는 상대 배우인 전도연에 대해 이야기하다 “멜로 작품을 선택할 때 ‘상대 배우를 사랑할 수 있을까 없을까’라는 기준도 충분히 반영된다고 본다”라며 “그래서 전도연 선배님이 아니었으면 이 영화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웃으며 “솔직히 사리사욕도 채웠다”라며 “웃자고 한 얘기지만, 배우가 한 작품에서 만나면 다시 만나기 쉽지 않고, 지금 아니면 못하겠다는 생각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대중에게 공유는 2007년 인기를 끈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MBC)에서의 ‘달달한 남자’ 이미지의 잔상이 강하게 남아있다. 그러나 최근 공유의 필모그래피에서는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려는 시도가 보인다. 대표적으로 광주 인화학교 성폭행 사건을 영화화한 ‘도가니’(2011)에서의 정의로운 교사 역할이나, 실컷 액션 연기를 보여줬던 ‘용의자’(2013)에서의 지동철 역할이 그랬다.

“‘커피프린스’로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고 그런 이미지가 구축됐죠. 저는 상업예술을 하는 사람이지만 너무 상업적인 것에 대한 결벽 같은 게 있기도 해요. 괴리감이 들기도 해요. 일하면서 헷갈리는 거에요. 그래서 작품을 할 때 명분을 찾아요. 전형적인 부분을 피하고 싶어하는 게 그런 이유인 것 같아요.”

그는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남녀의 러브스토리일 수 있는 ‘남과 여’에도 차별되는 지점이 있다고 자부했다. 그는“우리 영화는 마냥 신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이윤기 감독 영화의 ‘쿨함’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진=쇼박스 제공]

공유는 이윤기 감독의 화법이 좋다고 했다. “관객이 지루할 수 있는 요소가 있기도 하지만, 일상적이고 크지 않은 이야기를 덤덤하고 건조하게, 툭툭 표현하는데 그 안에서 오는 울림이 있다”라며 “감독의 화법이나 여백이 정말 좋다”라고 이야기했다.

그의 다음 영화는 일제 강점기 의열단을 소재로 한 ‘밀정’과 한국 최초의 좀비 소재 영화 ‘부산행’이다. ‘밀정’은 ‘남과 여’에서 상대배우 전도연을 보고 선택했던 것처럼 송강호와 호흡을 맞춘다는 기대가 컸다. ‘부산행’은 최초의 좀비 영화라는 시도 자체다.

공유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갔을 때 성취감이 있고 그런 로망이 있는 것 같다”라며 “도전이 재밌고 성공하지 못했을 때에도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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