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들, 음악예능에 이어 드라마와도 경쟁해야 하는 현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음반제작자들은 소속가수의 음반과 음원을 언제 내놔야 할지를 고민한다. 모든 상품은 출하시기가 중요하다. 이 타이밍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자신도 알아야 하지만 적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좋은 노래가 묻히지 않는다. 음악의 인기를 결정하는 잣대로 여겨지는 음원차트가 상대적 랭킹인데다, 음악 소비의 전체 파이가 뻔하기 때문이다.

가수가 상대 가수의 복귀시점을 파악하는 것도 피곤한데, 언제부터는 음악예능이 언제 편성될지를 살펴야 했다. ‘나는 가수다‘나 ‘무한도전 가요제’의 음원이 풀리는 시점에 가수가 활동하다가는 음원차트에 제대로 이름을 올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 OST가 음원차트를 점령해버렸다. 퍼펙트 올킬이다. 19일 하오 5시 현재 멜론 차트를 보면 다비치, 거미, 매드클라운 김나영, 케이윌, 첸 펀치, 윤미래의 노래, 다시 말해 ‘태후’ OST가가 1~6위까지 모두 차지해버렸다.

그 뒤를 이어 7위는 마마무의 ‘넌 is 뭔들‘, 8위는 장범준의 ‘그녀가 곁에 없다면’, 9위는 여자친구의 ‘시간을 달려서‘, 10위는 이하이의 한숨, 11위는 엠씨 더 맥스의 ‘어디에도’가 차례로 랭크돼 있다.

만약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방송되지 않았다면 7~11위가 1~5위를 차지하게 된다. 특히 마마무는 쏟아지는 걸그룹 시장에서 자신의 색깔을 분명히 해 차별성과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

한 음반 기획 제작자는 기자에게 “농담이 아니다. 드라마 편성표부터 파악해야겠다”면서 “특히 ‘태양의 후예’처럼 사전제작으로 무비드라마나 뮤직비디오 못지 않는 영상이 뒷받침된 OST들이 앞으로도 계속 음원차트를 올킬할 것이다. 가수들의 노래가 밀려나기 쉽다”고 말했다.

드라마가 아무리 대단해도, 드라마 OST들로 음원차트를 줄세우기 한다는 사실은 우리나라 음악시장이 얼마나 허약한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 소나기는 순간만 피해가면 되는 것인가? 아닌 것 같다. 줄줄이 소나기가 올지도 모른다. 가요계는 허약한 체질 타령만 하고 있어야 하는가.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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