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에서 진구가 연기하는 서대영 상사는 여친 윤명주 중위(김지원)가 휴혹해도 “점호하러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하고 가버린다. 사랑하는 여성을 이런 식으로 아끼는 남자.
평론가 정덕현에 의하면 유시진 대위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바른 군인이다. 맞다.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들이 총집결된캐릭터다. 게다가 노벨평화상 정도는 받을만한 인물이다.
이에 비해 서대영 상사는 세상 어디쯤 있을만한 군인이다. 실제로 구리빛 얼굴에 많은 작전과 훈련 경험을 갖춘, 바위처럼 듬직한 노장 부사관이 가끔 있다.

김은숙 작가가 그리는 ‘태후‘의 두 남자에게 판타지가 가미돼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현실성에서는 서대영이 유시진보다 조금 앞선다.
서대영 상사는 둔감한 남자는 아니다. 윤명주가 유시진(송중기)에게 “선배, 사령관님(자기 아버지) 전화인데 사위 바꾸라고 하시는데”라며 들어온 순간 서대영은 “적은 가까이에 있다고. 믿을 놈 없다더니 둘이 있으면 이렇게 놉니까?”라고 말했다. 이 정도면 폭풍질투다.
감정표현을 못하는 것과 감정을 조절하는 것은 다르다. 평소에는 든든한 바위처럼 믿음직스럽게 표현을 절제하지만, 감정을 보여줘야 할 때는 확실히 보여주는 남자가 서대영 상사다.
사실 구원커플의 멜로는 이미 진도가 다 나가있는 상태다. 스킨십 많이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서로 표현방식이 다를 뿐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지원이 더 사랑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진구가 지원을 더 많이 사랑한다.
이제 진도 나가는 데 벽이었던 명주 아버지의 문제도 해결되면서 멜로 장애요인도 거의 다 제거됐다.
10회 마지막에 진구가 M3 바이러스에 감염된 김지원을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그래서 효과가 더컸다. 순간시청률이 39%(닐슨. 수도권 기준)까지 치솟았다.
스킨십을 극도로 자제하는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은 전염을 무릅쓴 포옹이었다. 그래서 더욱 슬펐다. 서대영 상사라는 남자는 사랑하는 명주에게 모든 걸 다 보여주었다. 그나저나 구원 커플은 당연히 해피엔딩이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