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디어 마이 프렌즈’

지금까지 못보던 드라마를 만나는 것 반가운 일이다. tvN 금토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는 젊고 멋있거나 예쁜 스타가 아닌 60~70대 노인들의 이야기를 큰 줄기로 다루고 있다.

‘디마프’의 최대 미덕은 노인들을 미화하지 않고, 그들의 속물성과 꼰대 같은 모습, 구질구질한 사연들도 가감없이 드러낸다는 점이다.

‘늙은 변호사’ 주현이 김혜자에게 ‘꼬마’라고 하며 작업을 거는 모습도 솔직하게 보여준다. 주현은 흑채 가루를 날리고, 김혜자는 1시간 간격으로 소변을 봐야하는 요실금 증상을 지니고 있지만 데이트하는 마음만은 젊은이 못지 않게 설레인다.

아내를 거의 머슴처럼 부려먹는 신구, 남편이 사돈에 팔촌까지 부른 거창한 제사를 마지막으로 치르고 신구 몰래 집을 떠난 아내 나문희. 특히 나문희의 복수열전이 큰 기대가 된다.

남편 외도에 친정에 갈 수도 없어, 6살 딸(고현정)에게 농약을 건넨 엄마(고두심)의 트라우마. 그 때의 상활을 그대로 기억하는 딸. 이들 모녀가 과거 상처를 들여다보고 치유하는 과정을 그리기도 했다.

시니어들도 실체를 정확하게 드러내야 그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수면위로 떠올릴 때만 해결과 치료가 가능해진다. 엄마와 딸이 모두 솔직하게 털어넣고 상대에게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이해를 구하는 것, 그것이 가족간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이다.


젊은 세대인 고현정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노인들은 ‘꼰대’이자 ‘진상’일 수밖에 없다. 그러다가 어른들이 어느 순간 산처럼 거대하고 위대해보이는 상황을 젊은이의 시선(고현정)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순리에 따르는 어른들의 경험세계를 인정하게 된다. ‘디마프’는 시청률도 5%대에 진입했다. 노희경 작가와 배우들은 이런 드라마를 편성해준 방송국에 고맙다고 했지만, 방송국이 오히려 이들에게 고맙다고 해야 할 판이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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