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들에 정면 승부를 내건 ‘걸(Girl)’들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음원차트 장기 점령은 물론 보이그룹의 전유물이었던 단독콘서트까지 괄목할 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Mnet ‘프로듀스101’으로 선발된 걸그룹 아이오아이<사진>를 비롯해 여자친구, 트와이스, 러블리즈, 다이아, CLC, 오마이걸, 구구단 등 신예부터 기성 그룹 씨스타, 원더걸스까지 컴백, 음원성적에서 약진을 보였다.

상반기 가장 뜨거운 화제를 선점한 건 아이오아이였다. 4500석에 이르는 장충체육관에서 쇼케이스를 가진 뒤 아이오아이 멤버를 필두로 한 개별 그룹활동이 활발하게 이어졌다. 여자친구와 트와이스는 상반기 가요계의 ‘투 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선배 걸그룹 원더걸스까지 삼파전이다. 이 세 그룹은 현재 각종 음원차트에서 10위권 안에 머물며 대세 보이그룹 엑소(EXO)도 해내지 못한 음원 차트 장기집권을 이어나가고 있다.
트와이스는 데뷔한 지 채 1년도 안 된 시점에서 ‘치어업’으로 약 14만 5000장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올해 여자 아이돌 그룹 앨범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치어 업’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국내 K팝 아이돌 중 가장 빠르게 5000만 뷰를 넘어섰다. 발매 3개월이 넘었지만 차트 역주행으로 5위권 안까지 들어서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여자친구는 올해 상반기 ‘시간을 달려서’로 ‘음원 퀸’에 올랐다. 상반기 음반판매량은 엑소가 1위를 차지했지만, 스트리밍으로는 여자친구가 엑소를 크게 제쳤다. 스트리밍 수가 약 7500 만에 육박, 음원 다운로드 수는 145만 건을 넘어섰다. 현재 ‘너 그리고 나’는 발매한 지 한 달이 다 돼 가지만 지니와 벅스 차트에서 2위에 안착해 있다. 원더걸스의 ‘와이 쏘 론리’도 발매 후 한 달간 상위권에 진입, 3일 멜론차트 2위, 지니 3위에 올라 있다.
걸그룹이 유독 취약했던 부분이 단독 콘서트다. 1만 5000여 석의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을 채울 수 있는 걸그룹은 많지 않았다. 소녀시대와 카라, 단 두 그룹만이 이 무대에 섰다. YG엔터테인먼트의 보이그룹 아이콘이 이곳에서 데뷔 무대를 가졌고, 엑소가 최장 6일간의 콘서트 좌석을 모두 매진시킨 것과는 다른 행보다.
이런 편견을 조금씩 깬 건 의외로 신예 걸그룹이었다. 마마무, 오마이걸, 에이프릴이 올 하반기 단독 콘서트를 예고했다. 보이그룹만의 전유물로 여겨왔던 단독 콘서트의 벽을 허문 셈이다.
마마무는 오는 13, 14일 데뷔 2주년을 맞아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첫 단독 콘서트 ‘2016 마마무 콘서트 뮤지컬’를 연다. 약 2450석의 좌석이 티켓 오픈 1분만에 모두 매진됐다. 오마이걸은 오는 20, 21일 양일간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첫 단독콘서트 ‘여름동화’를 연다. 1000석 정도의 작은 규모지만 3분 만에 매진됐다. 에이프릴은 오는 21일 두 차례에 걸쳐 강남구 백암아트홀에서 데뷔 1주년 기념 단독 콘서트 ‘드림 랜드’를 연다. 오는 10월 일본에서도 단독 콘서트를 가질 예정이다.
한 걸그룹 소속사 관계자는 “보이그룹이 단독 콘서트를 열 수 있는 건 대중문화의 주 소비층인 여성팬들이 정점에 있기 때문이다. 걸그룹에게도 티켓 구매 파워가 있는 여성팬들이 늘어나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보이그룹에 비해 콘서트 규모가 현저히 작다는 점은 여전히 한계다”라며 “레드오션이 된 걸그룹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규모가 작더라도 기존의 팬덤으로 시작해 점점 확장한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leunj@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