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 ‘함부로 애틋하게’ 결코 예사롭지 않은 스토리와 완성도

-앞으로의 관전포인트 두가지

[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 기자] ‘함부로 애틋하게’(이하 ‘함틋‘)는 정통멜로이자 전형적인 멜로다. 하지만 ‘함틋’은 상투적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었다.

드라마 ‘W‘가 현실의 여자 주인공이 웹툰 속 남자 주인공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다루며 가상과 현실이 중첩된 세계를 다루는 마당에, 원수 자식들간의 사랑과 시한부 인생이 등장하니 얼핏 겉만 보면 상투적이라는 반응이 나올만도 했다.

기성세대에 비해 젊은 세대들에게는 특히 그렇게 다가갈 수 있다. 고부갈등이나 신분갈등 등은 이제 지겨워지고 있다. 적어도 이 문제를 다뤄도 기존방식과는 다르게 다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하면 ‘함틋’은 요즘 트렌드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함틋‘의 후반, 정확히 말해서 13부 정도부터는 스토리의 디테일과 완성도가 두드러지고, 공감되고 몰입되는 부분이 많고, 요즘 트렌드와도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한다.

‘함틋’은 염치와 양심에 관한 이야기다. 한마디로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다. 기성세대가 저질러 놓은 잘못을 지고 있는 자식세대들간의 관계를 통해 이를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의 이같은 정조는 중국에서도 통한 느낌이다. 김우빈과 수지라는 한류스타의 인기가 어느 정도 반영된 수치이기는하지만 ‘함틋‘의 유쿠닷컴 조회수가 23일 현재 무려 17억1천만뷰를 넘어섰다. 가히 엄청난 반응이다.

지금 김우빈(신준영)-수지(노을)-임주환(최지태)-임주은(윤정은) 네 사람의 관계는 매우 흥미로운 지점에서 몰입도를 고조시키고 있다.

최현준(유오성)의 버려진 아들인 신준영은 사랑하는 노을 대신 복수를 시작했다. 아버지의 뺑소니범을 잡기위한 너무 버거운 싸움을 하고 있며 점점 찌들어가고 있는 노을을 순수했던 과거 그대로 돌려 놓기 위함이다.

신준영은 이를 위해 노을 아버지 뺑소니 사건 진범인 임주은을 매우 프로페셔널하게 유혹한다. 그리고는 노을을 모른 척 한다. 본인 마음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 인간의 양심을 생각해보면 이 말도 안되는 그의 행위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앞으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신준영이 하고 싶은 일은 “(노)을이 손 잡아주고, 작은 어깨 따뜻하고 안아주고, 함께 여행 가고 영화도 보는’ 것이다.

또 노을을 사랑했던 최지태(임주환)은 가족들에 대한 반격을시작했다. 길러준 아버지 유오성과 어머니 정선경(이은수 역)의 재산을 빼앗는 방식이다. 최지태가 부모의 잘못을 어떻게 자식간의 관계로 풀어갈지 궁금해진다.

따라서 앞으로의 중요한 관전포인트는 두가지다. 절망의 나락에서 10억을 받아들고 만 노을을 비롯해 신준영, 최지태, 윤정은 등 이들 네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풀려나갈지가 그 한가지다. 이 관계는 결말 못지 않게 과정을 지켜볼만하다. 이미 예사롭지 않고, 결코 상투적이지 않은 스토리가 점입가경으로 치닿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그 여자 아버지를 죽인 여자를 유혹하는 남자라는 점만 해도 드라마에서는 예사롭지 않은 이야기다.

또 한가지는 김우빈이 노을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자신의 방식으로 끝내고, 남은 시간 어떻게 노을과 함께 하는지를 보는 것이다.

쉽게 사랑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김우빈과 수지는 너무 어렵게 사랑을 하고 있다. 이 걸 느껴보는 게 ‘함틋‘을 보는 의미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동안 사랑하는 여자와 왜 키스도 하고 짧게나마 알콩달콩 사랑하고 싶지 않겠는가? 돈 많은 연예스타 신준영과 노을이 왜 그림 같은 집에서 행복하게 지내지 못하는지를 보는 게 이 드라마를 보는 이유다. 


또한 최지태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사라지는 것 같은 가진 자(갑)의 양심을 보게 된다. 그러고 보면 ‘함틋’이 상투적이라는 말을 하기는 힘들어진다.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 가고 있는 부분을 찌르고 있다. 돈만 있으면 자동차로 사람을 죽이고도 사건을 조작해 편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 ‘함틋‘의 답답한 사랑은 그런 각박하고 삭막한 세상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지극히 현대적인 문제다. 다만 드라마는 흘러가는 것인 만큼 그것을 조금 더 앞부분에서 보여주었더라는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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