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박효신 효과’란 게 무엇인가?

[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 기자]박효신 효과는 대단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 사상 최다관객이 방청신청을 했고, 최다 인원이 모였다.

평소의 7배가 넘는 5만명 이상이 방청 신청을 한데 이어 ‘노쇼’ 없이 방청석을 가득 메운 1600여명은 콘서트를 방불케하는 3시간여 녹화시간동안 마냥 행복해했다.

지난 25일에 진행된 녹화는 한마디로 가수와 팬의 일체였다. 호응도 100%였다. 거의 방송 출연을 하지 않는 박효신의 희소가치가 팬들을 녹화장으로 몰리게 만든 큰 요인이겠지만, 박효신효과는 그것만은 아니다.


기자가 박효신을 처음 본 것은 그의 데뷔 무렵인 2000년 신촌뮤직의 장고웅 사장과 함께 였다. 당시 장고웅 대표는 “인천에서 노래 제일 잘하는 애”라고 나에게 소개했던 것 같다. 박효신을 본 첫인상은 지금처럼 부드럽게 보이지 않았고 약간 투박한 이미지였다.

하지만 그의 노래에는 금세 빠져들었다. 나이도 어린 친구가발라드 감성을 어찌 저리 잘 소화해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바보‘부터 최근 음반인 ‘I am A Dreamer’에도 수록된 ‘야생화’와 ‘숨‘까지 그의 노래는 대중의 귀를 금세 사로잡았다.

박효신은 콘서트도 자주 열지 않았다. 기자가 박효신이 라이브로 노래 부르는 걸 몇번 들은 것은 지인의 결혼식장이었다. 축가를 부르기 위해 결혼식장에 왔던 그에게 기자는 “‘눈의 꽃’은 나카시마 미카보다 효신이가 더 잘 부른다”라고 몇번 말했던 것 같다. 창법이 점점 더 안정돼가고 있다는 말도 전했다.

박효신은 초반 발라드를 감정과잉창법, 일명 소몰이 창법으로 부르기도 했다. 애절함을 극대화시키는 애원조 창법인 소몰이가 허스키한 그의 목소리와 합쳐지니 약간은 웅얼거리고 음산하고 우울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더도 덜도 아닌 자신이 느끼는 딱 그대로의 감정만큼 부르는 것으로 창법을 변화시켰다.

특히 이번 음반은 자신이 직접 프로듀싱하고, 전곡에 작사와 작곡에도 참가하면서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더욱 잘 부각될 수있었다. 그 감정을 워낙 잘알고 있는 사람이 노래를 부르며 전달하는 감성은 각별한 그만의 것이면서 대중에게도 감동적으로 다가간다.

박효신은 그동안 많은 ‘일’들을 겪었다. 누구보다 본인이 가장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노래에서는 화려함의 무기를 버리고 오히려 절제하는 방향을 택했다. 그런데 그게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안 울어도 그가 겪었던 역경과 진심을 다 알 수 있다. 담백해진 그의 노래에는 삶의 성찰과 관조, 유려함이 느껴진다. 그러니 팬들은 박효신의 노래에서 위로받을 수 있다.

박효신 팬중에는 유난히 여대생과 젊은 아줌마들이 많다. 이 점에서는 김동률과 비슷하다. <유희열의 스케치북> 녹화장의 방청석 앞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밤을 세워 기다린 팬들도 많았다고 하니, 충분히 이해할만했다.

3시간이 넘는 녹화 시간 동안 수많은 히트곡을 쉼 없이 불렀던 박효신은 “너무 긴장돼서 잠을 한 숨도 못 잤다”고 했다. 이어 스케치북 출연을 결심한 계기에 대해 묻자 “희열이형의 영상편지를 보고 결심하게 됐다”며 지난 방송에서 유희열이 박효신에게 쓴 영상편지를 봤다고 답했다.

이어 MC 유희열은 “박효신에게 유희열이란?”이라고 질문해 모두를 웃음짓게 했는데, 이에 박효신은 “플로리스트”라는 답변을 내놓아 그 이유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또한 박효신은 유희열의 노래 중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을 꼽은 뒤 즉석에서 짧게 선보여 좌중을 감동하게 했다.

이날 녹화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매월 한 회씩 선보이는 특집인 ‘월간 유스케’ 첫 번째 시간이었다. 창간호인 10월 특집은 ‘꿈’이라는 주제로 준비됐다. 박효신이 출연한 ‘유희열의 스케치북’ 월간 유스케 창간호 특집은 29일 토요일 밤 12시 KBS 2TV를 통해 방송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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