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실패의 아이콘

요즘 이상민이 정말 잘 나간다. 케이블에서만 나오더니 지상파도 자주 나온다. ‘미운우리새끼’에서 하차하는 허지웅 후임으로도 합류한다.

이상민의 활발한 방송 활동은 나름 의미가 있다. 그는 실패의 아이콘, 빚의 아이콘, 재기의 아이콘, 희망의 아이콘 등으로 불린다. 그는 실패 계열의 콘텐츠 재벌이다.

우리 사회는 한번 실패하면 재기하기가 쉽지 않다.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는다. 원래 사람은 실패를 통해 배운다고 말들은 하면서도 한두번 실패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능력 있는 PD와 영화감독도 작품 한두편 말아먹고 재기하지 못하는 걸 수없이 봤다.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들도 실패를 통해서 문제점을 보강해나가는 것인데, 한번 실패하면 더 이상 만나기가 쉽지 않다. 실리콘 밸리에는 많은 패자부활전의 기회가 주어진다고 한다.

그동안 방송에서 실패의 아이콘으로 짭짤한 재미를 본 연예인은 박미선의 남편 이봉원이었다. 하지만 박미선이나 이봉원도 이걸로 더이상 토크를 이어가기는 어렵다.

이에 비해 이상민은 단순한 사업 실패가 아니라 여러가지 실패에서 오는 복합적인 이미지와 내공들이 방송 캐릭터로 활용된다. 기자는 이상민이 사업을 하면서 망하는 과정을 지켜봤다. 이자카야를 보는 안목과 트렌드도 무척 앞서있었다. 그는 동물적인 촉이 있었다. 물론 그것을 지속적인 사업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이상민이 ‘더 지니어스2’에서 우승한 것도 사업을 실패하면서 얻은 자산이 어느 정도는 기여했을 것이다. ‘사람 마음을 읽는 것, 무리 하지 않는 것, 욕심내지 않는 것’이 더 지니어스에서는 중요하다. 이상민은 “산전수전 경험이 큰 재산이다. 정보나 리얼리티, 건강 토크 등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고 했다.

이상민은 아직 수십억원의 빚이 있지만, 파산 절차를 밟지 않는 게 대단하다. 사업에서 망해 대리운전 등을 하는 사람들이 자신을 보고 용기를 얻는다는 말을 해주는 걸 좋아한다. 이상민의 실패와 재기 과정이 사람들에게 도전의식과 희망을 주기를 기대한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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