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이사장 곽영진)은 한국문화경제학회(회장 김재범)와 공동으로 5일 오후 2시 국립중앙박물관 세미나 2실에서 ‘한한령의 원인과 대응정책’을 주제로 합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최근 한․중 간 정치·외교적 현안으로 떠오른 ‘한한령’을 중심으로, 현 사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아울러, 위기를 맞은 한류의 미래, 한․중 문화산업 및 교류활동 전반의 정책적 방향성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첫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김재범 교수(성균관대 경영학과·예술학과)는 ‘한한령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주제로 정치·군사·경제·사회문화적 측면에서 한한령의 원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그 대응 전략을 제시하였다. 그는 “‘한한령’은 한국의 문화콘텐츠에 대해 중국에서의 기획·제작·유통·소비를 제한 또는 금지하는 조치”라며 “한국의 사드배치에 따른 보복조치로 단순하게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심상민 교수(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는 ‘호모 에코노미쿠스와 문화 불행, 그 너머 <놀이 한류>’를 발표하였다. 특히 새로운 문화경제 개념으로 떠오른 게임화(Gamification)를 통한 놀이 한류 전략을 제안함으로써, 한한령 뿐만 아니라 뉴노멀 경제 침체 문제를 해결할 실천적 대안을 제시했다.
주제발표 이후에는 문화산업정책 전문가 5인의 종합토론이 이어진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곽영진 이사장을 좌장으로, 한양대 행정학과 김정수 교수, 국회 입법조사처 김휘정 입법조사관,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남상현 박사,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유승호 교수, 용인대 문화콘텐츠학과 최영호 교수가 한 자리에 모인다. ‘소문’을 넘어 조직적으로 기획된 ‘한한령‘의 실체와 향후 지속가능한 한류를 위한 대응방안 등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누었다.
먼저 최용호 교수는 “한류가 메이저가 아닌 마이너 문화라는 인정을 전제로, 영국 및 일본 등의 문화산업과 같이 문화정책을 진행함에 있어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1998년 김대중 정권 출범이후 궤도에 오른 문화산업 정책이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 그리고 최근 박근혜 정부 이르기까지 각각 정권의 방향성 및 색채에 따라 계속적으로 변화하면서 일관성을 갖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유승호 교수는 “최근 사드 사태에 따라 진출 다변화 차원에서 ‘포스트 차이나’라는 용어가 부상하고 있는데, 중국 이외 동남아 등지로의 진출은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된 현상으로 이를 새로운 진출 전략인 거 마냥 강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최근의 사드 사태에 대응함에 있어 ‘전략적 모호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최근 봉준호 감독이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영화 <옥자>(사진)를 전 세계에 상영하는 것처럼, “OTT 라는 초국적성 플랫폼을 기반으로 중국에 의지하지 않고 글로벌로 나아가고 있다는 액션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한류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선 무엇보다 창의인력의 역할이 중요한데, 현재 국내 전업 작가, 게임 PD, 방송 PD의 규모가 수적으로 너무 부족하며 그 조차 자본에 따라 중국으로 유출되고 있다“며 인력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정수 교수는 “사드는 한한령의 원인이 아닌 트리거(방아쇠)에 불과하며, 십 여 년 전부터 중국은 자국문화산업의 보호·발전 차원에서 규제 및 제한은 계속해왔다”며, “한류가 정치·외교적 문제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문화가 외교·국방 영역과 분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지금의 정부 주도적 한류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정부는 줄기세포로서 역할, 즉 민간 기업들이 뿌리를 뻗어나감에 있어 기반 조성 및 지원에 집중해야하며 이외 기업, 학계, 개인 등 각각의 주체별로 세분화된 역할 부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휘정 국회입법조사관은 “사드에 대한 정부의 조치가 전체적으로 미흡하다는 것은 인정되나, 현 구조가 바뀌지 않은 이상 특단의 조치는 어렵다”며 “현재 한류산업의 체질 개선과 더불어 최근 사드 사태로 인해 끊겨진 한·중 민간 기업 간 교류가 끊기지 않도록 네트워크 기반 조성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현재 북경 등 대도시에 위치한 한국 콘텐츠 비즈니스센터를 중소도시로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최근 한한령 조치는 지금까지 한중 교역량 비대칭에 따른 어찌 보면 당연한 대응조치”이라며 “민간 차원의 문화교류가 적극 지원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 “올해 진행될 한중 FTA 추가 협정에 대응해 적절한 입장 표명이 준비되어야할 것이며, 관광기금과 같이 문화콘텐츠산업을 위한 ‘문화산업기금 및 콘텐츠진흥기금’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남상현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조사연구팀장은 “해외 현지의 자발적 한류수요를 유발시켜야 한다”며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개발을 통해 한류커뮤니티의 자유로운 소통 공간을 제공하고 응집력을 높여주는 활동을 기획 및 지원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국내 기업 및 정부 주도의 글로벌 콘텐츠유통 플랫폼 개발을 통해 콘텐츠 제작기업의 해외유통 출구마련”과 “동남아시아 등 포스트 차이나 국가의 저작권보호 환경구축”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정부 정책에서 한류와 산업의 분리가 필요하며, 반한 감정을 선제적으로 해소시키기 위해 민-관 합동의 교류 및 사회공헌 활동이 산업진흥 정책에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곽영진 이사장은 “이번 세미나는 한한령에 대한 증폭되는 의심과 오해를 냉정하게 이해하고, 포스트 한류의 방향성을 고민하는 진지한 자리가 되었다”며, 본 세미나를 통해 “기업과 시장은 과거 성공했던 경로를 넘어선 새로운 한류의 비전과 전략이, 그리고 정부는 선제적인 한류 진흥 정책의 토대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본격적인 세미나 진행에 앞서, “2017년 대한민국 융합한류 공모전” 시상식이 개최했다. 재단은 2016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융합한류 아이디어 및 지원사업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2016년에는 한국형 문화체험 공유경제 플랫폼 구축, 관광과 공연을 결합한 연극, 한류스타 폰트를 활용한 한글 교육 어플리케이션 개발 등 다양한 한류 융복합 사업을 지원한 바 있다. 사업시행 2년차인 재단은 이번 시상식을 통해 지속가능한 한류산업의 외연 확대, 공감·소통을 기반으로 한 ‘착한 한류’ 구현을 위한 의미 있는 행보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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