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소멸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생아는 같은 달 기준 처음 1만7000명대로 줄었다. 11월 기준으로 1981년 월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다. 1만70000명대로 떨어진 것도 처음이다. 이미 세계 꼴찌 수준인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6명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이들은 “아이를 낳고 키울 환경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올해부터 ‘6+6 부모육아휴직제’를 비롯한 다양한 육아지원책을 마련하는 것도 그래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새로운 제도 이전에 이미 시행중인데도 제도의 존재조차 몰라 활용도가 떨어지는 ‘훌륭한 육아지원제도’들도 적지 않다. 〈헤럴드경제〉는 ‘아이 낳아도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인지도는 낮지만 알고 보면 매우 유용한 제도들을 하나 하나 소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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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 경기도 고양시 가구제조업체의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는 김성훈(39·가명)씨는 아내와 논의 끝에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내년 자신이 육아휴직을 신청하기로 이야기를 마쳤다. 하지만 출근을 해서 동료들의 얼굴을 볼 때면 육아휴직을 가겠다는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 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늘 인력이 부족해 일에 허덕이며 일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마저 자리를 비운다면, 동료들의 일이 더 가중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아이를 생각하면 육아휴직을 내는 게 맞는 것 같은데, 출근만 하면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해 힘들어하는 동료들에게 미안함에 몰려와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씨 같은 고민을 하는 예비 ‘육아휴직자’들을 위해 정부가 나섰다.
고용노동부는 올해부터 육아휴직자 대체인력을 알선해주는 ‘인재채움뱅크’를 통해 대체인력이 필요한 기업을 찾아 인력을 지원한다. ‘대체인력뱅크’에서 명칭을 변경한 인재채움뱅크는 근로자가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사용할 때 기업에 무료로 대체인력을 알선해주는 기관이다.
작년 3곳에서 올해 5곳으로 늘려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눠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금까진 기업이 대체인력 구인 신청을 하면 인재채움뱅크가 구직자를 찾아 연결해주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턴 건강보험·고용보험 자료를 활용, 임신·출산 근로자가 있는 기업을 발굴해 더 적극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소기업이 밀집한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대체인력 사용 지원과 컨설팅 등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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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9일 울·경기권 인재채움뱅크를 운영하는 커리어넷을 방문해 인재채움뱅크 운영기관 5곳과 잡코리아 등 대체인력 일자리전용관 관계자 등과 함께 대체인력 서비스 발전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
정부의 재정 지원도 강화한다.
오는 7월부터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업무를 분담한 동료 근로자에게 중소기업이 보상을 지급할 경우 보상 범위 내에서 월 20만원의 지원금을 사업주에 지급할 예정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29일 서울·경기권 인재채움뱅크를 운영하는 커리어넷을 방문해 인재채움뱅크 운영기관 5곳과 잡코리아 등 대체인력 일자리전용관 관계자 등과 함께 대체인력 서비스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이 장관은 “제도 확대도 중요하지만, 중소기업에서 육아휴직을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여건 개선이 중요하다”며 “기업이 대체인력을 더 쉽게 채용하고 근로자가 부담 없이 일·육아지원제도를 활용하기 위해 대체인력 지원 서비스기관들이 발로 찾아가는 적극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줄 것”을 당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 명으로 1년 전보다 1만9200명(7.7%) 줄었다. 여성 한 명이 가임 기간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2명으로 2022년(0.78명)보다 0.06명 하락했다. 합계출산율과 출생아 수 모두 1970년 이후 최저였다. 특히 합계출산율은 1분기 0.82명을 기록했으나 2분기 0.71명, 3분기 0.71명, 4분기 0.65명으로 떨어졌다.
이 가운데 육아휴직 사용가능 여부는 직장인들에겐 출산을 결심하게 만드는 주요 변수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정책’을 물어본 결과 성별을 통틀어 1위는 ‘부부 모두 육아휴직 의무화’(20.1%)였다.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의무화 제도를 바라는 이들이 그만큼 많은 것이다.
한편, 고용부가 발표한 ‘2023년 육아휴직자 및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사용자 현황’을 보면,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자는 12만6008명으로 집계됐다. 한해 전보다 5076명(3.9%) 줄었지만, 지난해 1∼11월 출생아 수가 8.1%(1만8718명)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육아휴직 실제 활용률은 증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