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中 따이궁과 거래 중단…업계 첫 사례

지난해 3분기 누적 손실 922억원…김동하 대표, 체질 개선 강조
수익 마지노선 20%인데…면세점, 따이궁에 35% 수수료 환급


롯데면세점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롯데면세점이 올해부터 중국 따이궁(보따리상)과 거래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매출 50%에 달하는 따이궁 거래를 포기하더라도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말 거래 규모가 큰 중국인 따이궁에게 이달부터 면세품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따이궁은 한국에서 면세품을 헐값에 대량 구매해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 유통하는 보따리상을 말한다. 지난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를 둘러싼 갈등으로 중국 정부가 자국 단체관광객의 한국 입국을 금지한 뒤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출입국 제한까지 더해 면세점 매출에서 이들의 비중은 절반에 달했다.

롯데면세점이 고강도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은 손실 누적을 막기 위해서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92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12월 새로 취임한 김동하 대표는 면세업계 정상화와 체질 개선 노력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도 지난 9일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 회의)에서 고강도 쇄신을 주문했다.

실제 따이궁은 면세점 수익 악화의 ‘주범’으로 꼽혀왔다. 국내 면세점들은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끊긴 이후 재고 처리를 해야 했고, 이들에게 상품 정상가의 40~50%를 수수료 명목으로 환급하는 조건으로 물건을 넘겼다. 수익의 마지노선인 20%보다 높은 수수료를 환급해 ‘팔면 팔수록 손해’인 구조가 형성됐다. 면세점들은 지난 2023년 1월부터 점진적으로 중국인 보따리상 수수료를 인하해 현재는 35% 안팎까지 낮췄지만, 손실은 여전했다.

롯데면세점은 따이궁 대신 자유여행객(FIT)에게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을 찾는 중국 여행객 흐름이 ‘유커(단체관광)’에서 ‘싼커(개별 여행)’로 바뀐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일본, 베트남, 호주 등 해외 점포 중 부실한 점포 정리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업계 1위’ 롯데를 시작으로 신라, 신세계, 현대 등 다른 면세점도 따이궁과 거래 중단을 선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롯데와 신라·신세계·현대 등 주요 면세점 4사의 2023년 영업손실은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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