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채권 발행’ 4개 증권사, 홈플러스 사기 혐의 고소

신영·하나·현대차·유진투자證 등 4사
관여 불확실 김병주 회장 등 MBK 제외


금융감독원이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 측의 해명에 사실과 다른 정황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어 보유 역량을 총동원해 사기와 부정거래 등 각종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고, 위법 행위가 발견될 경우 엄중 조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1일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MBK와 홈플러스가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을 앞두고 유동화증권의 상거래 채권 취급 입장문 등을 내놓았으나 구체성이 부족해 진정성과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금감원은 홈플러스 사태의 조기 해결을 통한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TF를 구성해 총력 대응 중”이라고 말했다.

함 부원장은 신용평가 등급 하향 가능성 인지, 기업 회생 신청 경위 및 신청 등에 대해 MBK와 홈플러스 측의 해명과 다른 정황이 발견되는 등 유의미한 진전이 있었다고도 설명했다. 함 부원장은 “회계 심사와 관련해서도 회계처리 기준 위반 대응성이 발견돼 이번 주부터 감리로 전환해 보다 세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함 부원장은 “홈플러스 회생 절차가 개시되면서 소상공인 기업어음(CP), 전단채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홈플러스는 일부 점포에 대한 임대료를 지급하지 않으면서 구체적인 해명 없이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는 모호한 표현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홈플러스는 스스로 약속한 전액 변제, 대주주 사재 출연 등에 대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하며, 변제의 규모 및 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이해관계자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영증권 등 홈플러스의 채권을 발행하고 판매한 신영증권, 하나증권, 현대차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국내 4개 증권사는 이날 오후 홈플러스와 홈플러스 경영진을 상대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피고소인 명단에는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도 적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 시점에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관여 여부를 따지기 어려운 만큼, 이들 증권사 연대는 고소 대상에 MBK파트너스를 포함시키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다. 법무법인 율촌이 소송을 대리한다.

신영증권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강등 직전에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을 발행했고, 나머지 3사는 이를 시중에 유통했다. 이들은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알고도 ABSTB 발행을 묵인한 뒤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함으로써 상환 책임을 투자자들에게 떠넘겼다고 의심하고 있다.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은 지난달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참석해 “당연히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을 알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홈플러스가 ABSTB를 정상 변제가 가능한 상거래채권으로 인정하기로 했으나, 변제 시기나 재원 조달 방안은 여전히 불확실한 형편이다. 증권사 연합도 이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홈플러스 기업어음(CP)·ABSTB·단기사채 등 단기채권 판매 잔액 5949억원 중 증권사 등을 통해 개인 투자자에게 팔린 규모는 2075억원으로 파악된다.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ABSTB 발행 규모는 4019억원이며, 이 중 개인 투자자 구매액은 1777억원이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부채비율이 과도한 데다 일부 상거래 채권 상환까지 지연되는 상황에서 MBK파트너스가 신용등급 평가 하락을 짐작도 못했다는 해명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홈플러스가 ABSTB 4000억원 원금을 전액 보장한다는 건 거짓말”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변제를 할지 말지, 그 재원을 무엇으로 할지 약속 내지는 발언을 할 수 없으면 여러가지를 숨기고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 신동윤·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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