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매출 91조 vs 과징금 2조…‘솜방망이 처벌’ 여전

상반기만 12조 매출, 과징금은 1.8% 그쳐
대기업 39곳 적발…AI 알고리즘 담합 대응 시급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최근 5년간 국내 기업들의 담합으로 발생한 불법 매출이 91조원을 넘었지만, 실제 부과된 과징금은 2조원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담합으로 얻는 이익에 비해 제재가 턱없이 부족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담합 매출은 12조295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규모(8조3212억원)를 이미 넘어선 수치다. 같은 기간 과징금은 2192억원에 불과해 담합 매출 대비 1.8% 수준에 그쳤다.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담합 매출은 91조6398억원이었지만, 과징금은 2조2764억원으로 매출의 2.5% 남짓에 그쳤다. 기업 입장에서는 담합을 통한 이익이 훨씬 크다 보니 제재 효과가 미약하다는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대기업집단 상호출자제한기업 소속 대기업도 줄줄이 담합에 적발됐다는 점이다.

최근 5년간만 해도 현대제철,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CJ대한통운, 한진, HMM 등 39개사가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현대제철은 4조8000억원 규모의 담합 매출을 올리고도 과징금은 1700억원대에 그쳤고, 통신 3사 역시 각각 2조~3조원대 매출을 얻었지만 과징금은 300억~4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허 의원은 “담합이 기업에게 ‘남는 장사’가 되니 대기업까지 줄줄이 가담하는 현실”이라며 “솜방망이 과징금만으로는 담합 억지가 불가능한 만큼 자진신고제도 보완과 예방 중심의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알고리즘 담합까지 나타나고 있어, 공정위가 새로운 유형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선제적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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