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전직 전성시대…그러나 현직은 갈 곳이 없다[세종백블]

구윤철·김용범·김정우·김정관·이억원 등 5명, 장관급에 컴백
사표낸 1급들, 내부 출신 발탁한 외청·국조실 승진 자리 모두 막혀
내년 1월 조직개편, 사실상 세제청 전락 위기감에 내부 불만 목소리 커


기획재정부 [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이재명 정부 출범이후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인 기획재정부 전직 관료들이 대통령실 주요 자리와 경제 부처 장관들로 화려하게 컴백한 반면 사표를 낸 현 1급 실장급들은 갈 곳이 없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 개편안이 전격 백지화된 직후 현재 기재부 직원들은 조직에 대한 자조와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상황으로 추후 실국장 인사가 초미의 관심사다.

7일 관가에 따르면 이재명 출범이후 기재부 출신 관료인 대통령실 김용범 정책실장·김정우 국정상황실장,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등 5명이 장관급으로 임명됐다. 이 중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출신인 김정우 실장을 빼고 나머지 4명은 모두 서울대 경제학과 선후배이기도 하다.

정부조직개편으로 기재부의 본산인 재경부엔 사실상 세제와 국제금융만 남게 되면서 현직들은 ‘세제청’이라는 자조섞인 말들이 나오는 반면 전직 관료들은 이재명 정부에서 핵심자리를 꿰차면서 ‘전성시대’를 맞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 기재부 1급 전원인 7명이 지난달 12일께 사표 제출을 제출한 상태다. 이들은 기재부 1급들이 관례적으로 갔던 관세청, 조달청 등 기재부 외청장으로 영전의 길도 막힌 상태다. 이재명 정부 출범한 후 기재부 외청에는 내부 인사가 승진했다.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도 기재부 1급들이 포진했던 자리였지만 세 차례 연속 국조실 내부 인사에 밀렸다.

1급 공무원들의 불안한 신분 탓에 정책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이재명 정부 초반부 장기 설계가 필요한 경제 정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이유로 ‘관가 공백’이 꼽힌다.

여기에 이재명 정부 들어 기재부는 정부 조직 분리 과정에서 예산권(기획예산처)이 떨어져 나간 데 이어, 금융 권한마저 확보하지 못하면서 리더십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정책 이관이 무산되면서 예산 기능을 잃고 사실상 세제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자 내부에 쌓였던 불만이 터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 내년 출범할 재정경제부는 ‘경제 사령탑’이란 명목만 남기고 실질적 정책 수단을 모두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재부 내부 게시판엣 고위 간부진을 향한 날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우리 부 간부님들은 반성하셔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129개의 공감을 받으며 최다 공감 게시물에 올랐다.

게시판에는 ‘R.I.P.(Rest In Peace·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기획재정부’라는 추모 문구와 조문 리본을 뜻하는 나비 이모티콘(▶◀)을 단 글이 여러 개 게재됐다.

관가안팎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내부 불만 차원을 넘어 정권 전반의 정책 추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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