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타 차 열세 극복한 위대한 역전극..유해란 생애 첫 메이저 퀸 등극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한 유해란. [사진=LPGA]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유해란이 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총상금 1300만 달러)에서 역사적인 역전극의 주인공으로 생애 첫 메이저 왕좌에 올랐다.

유해란은 28일(미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헤이즐틴 내셔널 골프클럽(파72·653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경기에서 버디 5개에 보기 3개로 2타를 더 줄여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2위인 윤이나를 2타 차로 따돌렸다.

한국 선수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건 지난 2024년 이 대회에서 양희영이 우승한 후 2년 만이다. 또한 최근 12차례의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에서 절반인 6번의 우승을 한국 선수가 차지했다.

유해란은 “메이저 대회 우승은 골프를 시작한 이래 늘 꿈꿔왔던 순간이다. 넬리 코다 같은 훌륭한 선수들과 경쟁해 이겨내 기쁘다. 끝까지 응원해 준 팬들과 포기하지 않은 내 자신에게 고맙다”는 우승 소감을 밝혔다.

유해란은 이번 우승으로 여자 메이저 대회 사상 최고액인 195만 달러(약 29억 9800만 원)의 우승 상금을 차지했다. 또한 지난해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에서 3승째를 거둔 후 이번 우승까지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상승세를 이었다.

유해란의 우승은 LPGA 투어 역사에 남을 위대한 역전극이었다. 대회 첫날 1오버파 73타를 기록해 공동 70위로 출발한 유해란은 당시 선두였던 윤이나에게 무려 10타나 뒤졌다. 그러나 2라운드에서 64타, 3라운드에서 68타를 몰아치며 이틀간 12타를 줄이며 선두로 뛰어올랐으며 최종라운드에서도 후반 뒷심을 발휘하며 버디 사냥에 성공해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LPGA 투어에 따르면 1라운드 종료 후 10타 이상의 격차를 뒤집고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사례는 지난 60년간 단 한 차례도 없었던 유일무이한 대기록이다.

유해란은 “첫날 1오버파를 치고 공동 70위로 처졌을 때만 해도 우승은커녕 컷 통과를 먼저 걱정해야 했다”며 “이렇게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고 서 있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얼떨떨한 심경을 전했다.

유해란은 이어 “초반에 보기가 연달아 나오면서 흔들릴 수 있었지만 대회 코스가 까다롭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도 실수를 할 수 있다고 믿었다”며 “내 플레이에만 집중하자고 마음을 다잡은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최종 라운드는 악천후로 인해 일정이 3시간 30분가량 지연되면서 선수들의 강한 정신력이 요구됐다. 유해란 역시 전반 5번 홀까지 보기 3개와 버디 1개로 2타를 잃으며 한때 선두 자리를 브룩 헨더슨(캐나다)에게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7번 홀(파5) 버디로 분위기를 바꾼 뒤 9번 홀부터 12번 홀까지 4개 홀에서 버디 3개를 솎아내며 2타 차 선두로 달아났다. 결정적인 홀은 10번 홀(파4)과 12번 홀(파4)이었다.

유해란은 10번 홀에서 3m 버디를 잡아 선두를 회복했으며 12번 홀에선 4m 거리의 만만찮은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한숨을 돌렸다. 유해란은 경쟁자인 헨더슨이 14번 홀(파4)에서 티샷을 깊은 러프지역으로 보내며 보기를 범해준 덕에 3타 차로 달아나며 우승 안정권에 진입했다.

2라운드까지 선두를 질주한 윤이나는 마지막 날 2언더파 70타를 기록해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미국 진출후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차지했다. 18번 홀(파4) 버디로 피날레를 멋지게 장식한 윤이나는 116만 9107달러(약 18억원)의 생애 최고 상금을 준우승 상금으로 수령했다.

유해란과 경기 후반까지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친 헨더슨은 이븐파에 그쳐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다베이 웨베르(네델란드)와 함께 공동 3위를 기록했다. 헨더슨은 지난 2016년 18세 나이에 이 대회에서 우승했으나 후반 14번 홀 보기로 10년 만의 타이틀 탈환 꿈을 접어야 했다.

메이저 3연승에 도전한 넬리 코다(미국)는 16번 홀(파4)에서 볼을 물에 빠뜨리며 더블보기를 범해 김세영, 김아림, 지노 티티쿤(태국)과 함께 공동 8위(6언더파 282타)로 대회를 마감했다. 코다는 버디 5개를 잡았으나 보기 4개에 더블보기 1개를 범해 1타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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