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서 유리한 고지 점령해야”…러 공세 격화에 우크라 동부 요충지 함락 위기

협상서 유리한 위치 점령하려 러, 총력전
동부 도네츠크 주 격전지 포크로우스크 함락 위기

러시아군이 지난 5일 우크라이나 내 한 전장에서 우크라이나군 진지를 향하 러시아제 122mm 자주식 다연장 로켓포 BM-30 ‘그라드’를 발사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영상에서 갈무리한 장면.[EPA]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놓인 가운데,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러시아의 총력전이 이어지면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격전지인 포크로우스크가 함락 위기에 놓였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2일(현지시간) 포크로우스크를 점령했다며 도심 광장에 러시아 국기를 게양한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우크라이나군은 시가전이 이어지고 있다며 바로 이를 부인했지만,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6일(현지시간) 포크로우스크의 함락이 시간 문제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협상법에 따라 러시아군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밀 카스테헬미 핀란드 블랙버드그룹 군사 분석가는 “러시아가 우위를 점한 게 사실”이라며 “우크라이나가 항복해야만 하는 시점은 아니더라도 러시아가 계속 요구해도 되겠다고 생각할 만큼 우크라이나는 약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 여름 러시아는 도네츠크 주 전체를 점령하겠다는 목표로 공세를 벌였지만, 아직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올 가을 들어서는 이 전략에 상당히 속도가 붙은 것으로 평가된다. AFP 통신이 미국 전쟁연구소(ISW)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러시아가 점령한 면적은 701㎢로 지난 1년간 차지한 우크라이나 영토 중 최대였다.

포크로우스크는 함락 직전인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군은 최근 몇 주간에 걸쳐 인근 미르노흐라드를 거의 포위했고 남쪽 자포리자주에서도 빠르게 진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드론 조종사 이호르는 “9월부터 우리 쪽 상황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며 “피로로 전선이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끝도 없이 사방팔방으로 드론과 활공 폭탄, 폭탄, 보병을 보내며 우크라이나 전선을 교란시키고 있다. 특히 포크로우스크 전투가 러시아가 벌이는 전투의 전형을 보여준다. 키스테헬미 분석가는 “탈기계화전 현상이 있고 전선이 모호해졌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정찰 드론이 먼저 우크라이나 전선의 틈새를 탐지하고, 병사 3∼5명씩 무리를 지어 도시 곳곳에 침투하는 작전을 쓰고 있다. 최근 안개 낀 날씨가 잦아지면서 침투가 더 쉬워진 것으로 보인다. 침투조가 우크라이나 방어선을 교란시키는 사이에 러시아는 드론과 활공 폭탄으로 바깥쪽 전선에서 병력 지원을 막는다.

전쟁 전 인구 6만명이 살던 병참 기지인 포크로우스크는 이미 파괴돼 산업 도시, 병참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러시아는 크라마토르스크와 슬로비얀스크 등 ‘요새 벨트’ 주요 도시들로 진격하기 위한 거점지로 포크로우스크를 노리고 있다. 50㎞ 길이의 ‘요새 벨트’는 러시아의 돈바스 전체 장악뿐 아니라 서쪽으로의 진출을 막는 역할을 한다.

러시아는 이번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전체를 러시아 영토로 편입시키겠다고 요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아직 동부에서는 자국이 우세라며 함락되지도 않은 영토를 넘겨줄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포크로우스크를 함락시킨다 해도 러시아가 돈바스 전체를 장악하기는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스테헬미 분석가는 “대부분 전투가 느리고 질질 끄는 양상으로 갈 것”이라며 “바흐무트에서 그랬듯이 돈바스 전체 장악을 가속할 만한 새로운 진입로를 열어주는 건 아니다”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러시아가 심각한 손실도 감수하며 끝도 없이 병력을 투입하는 현재의 양상이다. 카스테헬미는 “러시아는 소모전에 전념하면서 우크라이나를 서서히 군사적으로 무너뜨리려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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