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찬성” vs “절대 반대”…회생안 엇갈린 홈플 노조

“현실적 판단”…일반 노조 입장 선회
마트노조 “흑자매장 헐값 매각 반대”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 놓고 입장차


홈플러스 사태 해결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정부는 홈플러스 정상화 약속 이행하라’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기업회생 절차를 밟는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을 놓고 양대 노조의 찬반이 엇갈렸다. 일반노조는 ‘조건부 찬성’으로 돌아선 반면,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 지부는 강경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서다.

폐점 확산…일반노조 “회생계획안 이미 현실화”


24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일반노조는 사측이 앞서 법원에 제출한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에 대해 최근 ‘조건부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일반노조가 내건 조건은 직원들의 ‘고용 담보’ 조건을 회생계획안에 신설하는 것이다. 지난달 말 법원에 제출된 회생계획안은 알짜 사업부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분리 매각, 적자 점포 매각, 3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Debtor-In-Possession) 대출 등을 담고 있다.

이종성 일반노조 위원장은 통화에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선의를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도 관망만 하고 있다”며 “해결을 기다렸던 지난 10개월 동안 피해는 모두 직원들의 몫이 돼 버렸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회생계획안은 현실이 되고 있다”며 “우리도 현실적인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회생계획안 중 일부는 수용 여부와 관계없이 진행되고 있다. DIP 대출이 기약 없이 미뤄지며 재정난을 겪는 적자 점포가 순차적으로 문을 닫고 있다. 이날까지 폐점이 확정된 홈플러스 점포는 전국 19곳이다. 사측은 22일 사내 공지를 통해 ▷잠실점 ▷인천숭의점 폐점 소식을 알렸다. 지난 14일 ▷문화점 ▷부산감만점 ▷울산남구점 ▷전주완산점 ▷화성동탄점 ▷천안점 ▷조치원점 7곳 폐점을 결정한 지 약 일주일만이다.

지난달 말에는 ▷가양점 ▷장림점 ▷일산점 ▷원천점 ▷울산북구점이 문을 닫았다. 이달 말에는 ▷계산점 ▷시흥점 ▷안산고잔점 ▷천안신방점 ▷동촌점 폐점이 예정됐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6년 이내 적자 점포 41곳을 매각한다는 회생계획안에 따른 결정”이라고 말했다. 폐점이 확정된 점포는 대부분 일반노조 조합원이 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4일 영업 중단 안내문이 설치된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가양점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이상섭 기자


마트노조 “공공 통해 제대로 된 계획안 만들자”


마트노조는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사측의 회생계획안이 사실상 ‘청산’ 목적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 지부 위원장은 지난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최로 열린 긴급좌담회에서 “급하다는 이유로 그나마 수익을 내는 익스프레스 흑자 매장을 헐값에 팔아치우고 빚을 갚겠다는데, 어떻게 노조가 합의해 줄 수 있겠나”고 반문했다.

안 위원장은 “제대로 된 회생계획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여당이 제시한 공공 성격을 가진 유암코, 캠코를 통한 지속가능한 인수·합병(M&A)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홈플러스 직접 고용 직원 2만여명 중 일반노조 조합원은 1500여명이다. 마트노조 소속은 2500여명이다.

일각에선 양대 노조의 입장이 엇갈리며 홈플러스 사태 해결 공동대책위(공대위)에 균열이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대위는 앞서 회생계획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양대 노조는 모두 공대위 소속이다. 다만 이 위원장은 “공대위를 나갈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직원 87% 동의…DIP 긍정 검토 기대”


사측은 앞서 입장문을 내고 “채권단이 DIP 대출을 검토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요구한 직원들의 구조혁신안 동의에 대해, 87%의 직원들이 공식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긍정적인 검토가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채권자협의회의 요구 중 노조 동의는 ‘후순위’라는 지적도 존재한다. 채권자협의회는 3000억원 규모의 DIP 대출 조달 여건, 점포 매각대금을 운영자금으로 활용하는 안에 대한 재검토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률자문인 김철만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좌담회에서 “회생계획안이 인가됐는데 실패하면 또 다른 피해자가 양산되고, 권리를 양보한 채권자가 피해를 입는다”며 “수행 가능성을 잘 평가해 달라고 법원에 간곡히 요청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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