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5척 이상 발주 예상
韓 화물창 국산화 선두 수성
中 결함 사고 감소…기술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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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이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선 시장 주도권을 놓고 연초부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달에 벌써 나란히 LNG선 8척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은 핵심 기술 국산화를 통해 선두 자리를 수성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이에 맞서 높은 가격 경쟁력과 향상된 기술력을 앞세워 1위 자리를 뺏는다는 전략이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는 지난달 8척의 LNG선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가장 먼저 HD한국조선해양은 미주 지역 선사와 LNG선 4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맺었다. 계약 규모는 1조4993억원이다.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은 각각 LNG선 2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각각 7383억원, 7272억원이다.
중국 조선사들도 이에 뒤질세라 8척의 LNG선을 수주했다. 후동중화조선은 최근 그리스 선사와 최대 6척 규모의 LNG선 건조계약을 맺었다. 기본적으로 4척의 LNG선을 건조하고, 상황에 따라 LNG선 2척을 추가로 만드는 것이다. 싱가포르 선사인 이스턴퍼시픽해운(EPS)은 장냔조선소에 LNG선 2척을 발주했다. 중국 LNG선은 한국 LNG선 대비 8% 저렴해 글로벌 선사들에 매력적인 선택지로 부상한 것이다.
여기에다가 중국 산둥해운은 쟝난조선소와 LNG선 4척의 건조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협의가 마무리될 시 중국 조선사들의 LNG선 수주 실적은 12척으로 늘어난다.
글로벌 LNG선 시장은 한국이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지난해 표준화물선환산톤(CGT) 기준 한국 점유율은 86.6%이다. 중국은 8.1%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2024년 점유율 42.8%를 기록하며 한국(57.2%)을 10%포인트대로 추격했지만, 지난해 다시 격차가 벌어졌다. 자국 조선사를 선호하는 중국 선사들의 LNG선 발주량 감소가 중국 점유율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양국의 LNG선 수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해 글로벌 선박 시장의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 속에서 LNG선 만큼은 수요가 탄탄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친환경 트렌드와 미국의 LNG 프로젝트 등으로 LNG 수요가 증가하자, LNG선 규모를 확대하려는 선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115척 이상의 LNG선이 발주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양국 간 자존심 싸움도 LNG선 경쟁에 더욱 불을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조선 강국이라는 이미지가 무색하게 컨테이너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등에서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에 사실상 선두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 글로벌 선박 시장에서 중국은 점유율 63%를 기록한 반면, 한국은 21%에 그쳤다. 한국으로선 LNG선이 마지막 자존심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LNG선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굳히기 위해 LNG 화물창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LNG선 핵심인 LNG 화물창의 설계 기술은 현재 프랑스 GTT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이 국산화에 성공한다면 LNG선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LNG선 시장에서 1위를 차지, 조선 시장에서 확실한 강자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LNG선 분야에서 한국에 비해 기술력이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과거와 달리 결함 사고가 줄어든 점은 중국에 긍정적인 요소로 꼽히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LNG선 시장에서 한국이 선두 자리를 확실히 보장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양국 간 수주 경쟁은 VLCC 시장에서도 치열하게 전개될 예정이다. VLCC 시장은 노후화된 선박의 교체 수요 등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까지 글로벌 유조선 주문량 전망치가 평균 10% 상승하며 예상보다 더 오랜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VLCC 시장은 현재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다만 국내 조선사들도 최근 굵직한 실적을 올리며 중국을 추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화오션은 지난달 중동 지역 선사로부터 VLCC 3척을 수주했다.
한영대·박혜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