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다카이치, 한일관계 관리·미중 외교 시험대 동시 직면

‘동맹’ 미국과 방위비·투자 조율, ‘갈등’ 중국과는 대화 창구 모색
‘다케시마의 날’ 각료 파견 자제 관측…셔틀 외교 재가동 가능성

지난달 13일 일본 나라현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오른쪽)와 이재명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일본 집권 자민당의 중의원 총선 압승으로 안정적인 권력 기반을 확보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총리 재선에 성공하면서 향후 외교 노선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일 동맹을 기축으로 한 한미일 협력은 유지하되, 중국과의 갈등 관리라는 난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18일 총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안정된 정치 기반은 강력한 외교의 토대”라며 미일 동맹과 한미일 협력 강화를 분명히 했다. 취임 이후 이재명 대통령과의 관계를 관리해 온 만큼 한일 협력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로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 보수 강경 이미지와 달리 취임 이후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자제해 왔다. 한일관계의 분수령으로 꼽히는 이달 22일 ‘다케시마의 날’을 두고도 각료를 보내지 않고 기존 관행대로 차관급 인사를 파견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역사·영토 문제로 한국을 자극하기보다는 외교적 관리에 방점을 찍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아사히신문은 “양호한 한일관계 유지는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한 협상력을 높이는 지렛대”라며 일본이 동아시아에서 고립을 피하기 위해서도 한국과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자민당의 총선 압승으로 보수층을 과도하게 의식할 필요가 줄어든 점도 외교적 유연성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내달 19일께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에서는 방위비 분담과 대미 투자 조율이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일본은 방위비를 국내총생산 대비 2% 수준으로 앞당겼지만, 미국이 3.5%까지 증액을 요구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발표된 5000억 달러대 대미 투자 약속의 세부 이행 방안 역시 협의 대상이다.

중국과의 관계는 가장 풀기 어려운 숙제로 꼽힌다. 다카이치 총리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기조를 유지하며 중요 광물 공급망 강화 등 중국 의존도 축소를 추진할 계획이다. 중국은 총선 이후에도 일본을 향해 “군국주의 전철을 밟지 말라”며 압박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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