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은 “이용 경험 없다”지만 실제 86% 이용…방문서비스 ‘노동의 투명화’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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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문목욕서비스차량[출처 : 네이버 블로그]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평균 연령 58세, 월평균 소득 184만원.
집집마다 방문해 돌봄·가사·점검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구 방문노동자들이 고령·저임금 구조 속에서 감정노동 부담까지 떠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사적 공간에서 이뤄지는 노동 특성 탓에 보호체계는 여전히 취약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일하는시민연구소·유니온센터가 발간한 ‘가구 방문노동자 감정노동 실태와 시민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방문노동자의 평균 연령은 58.3세, 평균 소득은 184만3800원으로 지역 생활임금보다 낮았다. 특히 방문간호사를 제외한 대부분 직종의 평균소득이 생활임금 미만으로 나타나 노동환경의 취약성이 확인됐다.
가구 방문노동은 고객의 집을 찾아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이동노동과 1인 노동, 사적 공간 노동이라는 특징을 동시에 지닌다. 아이돌봄사·산후관리사·가사관리사·학습지교사·생활가전 점검원 등 다양한 직종이 포함되며, 직종에 따라 하루 여러 가구를 방문하거나 장시간 대기하는 등 노동 형태도 크게 달랐다. 보고서는 이런 구조가 일반 사업장 중심의 보호제도에서 벗어나 있어 감정노동 위험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감정노동 평가 결과에서도 ‘감정노동 보호체계’ 영역이 위험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특수고용 형태가 많은 학습지교사와 생활가전 점검원의 감정노동 강도가 상대적으로 높았고, 일부 직종에서는 감정 부조화 위험군 비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보고서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조직 차원의 대응이나 직장 내 지지체계가 부족한 점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아울러 시민 인식 조사에선 가구 방문서비스가 일상화됐음에도 ‘노동’으로 인식되지 않는 이른바 ‘노동의 투명화’ 현상도 확인됐다. 응답자의 절반은 방문서비스 이용 경험이 없다고 답했지만, 공공·민간 서비스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재질문한 결과 실제 이용 경험 비율은 86.2%에 달했다. 보고서는 방문서비스를 소비하면서도 이를 노동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구조가 감정노동 보호 논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감정노동 발생 원인에 대한 인식에서도 시민과 종사자 간 시각차가 나타났다. 시민들은 별점 평가나 불만 접수 등 이용자 평가에 대한 부담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고, 종사자들은 서비스 이용 중단에 대한 두려움을 주요 이유로 지목했다. 다만 일상적인 무례나 비시민적 행동은 감정노동으로 인식하지 않는 경향도 확인됐다.
윤태영 일하는시민연구소·유니온센터 부소장은 “단순한 법·제도 보완을 넘어 시민 인식 변화와 문화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사적 공간에서 일하는 방문노동의 특성을 반영한 보호체계 강화와 함께, 지역사회 차원의 교육과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감정노동을 존중하는 문화를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