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소 설치 보조금 300억 ‘예금토큰’으로 준다…세계 최초 도입

재경·기후부·한은 MOU…블록체인 기반 전환
부정수급 방지·정산기간 단축…집행 효율성↑
2030년까지 국고금 집행 25% 디지털 화폐로
2호사업 부처 업무추진비, 토큰으로 사전통제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정부가 세계 최초로 국고보조금 집행에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지급수단을 도입한다. 약 300억원 규모의 전기차 충전시설 구축 사업에 시범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재정 집행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2호 사업으로 각 부처의 업무추진비를 예금토큰 등 디지털 지급수단으로 집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재정경제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한국은행은 오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디지털화폐 활용 국고금 집행 시범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서울 한 대형마트 전기차 충전소. [연합]


이번 협약은 기관용 디지털화폐와 예금토큰을 활용해 국고보조금 지급·정산 과정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디지털화폐는 중앙은행이 블록체인 기반으로 제조·발행·유통하는 디지털 형태의 법정화폐이며, 예금토큰은 은행 예금을 기반으로 발행되는 디지털 지급수단이다.

협약에는 ▷시범사업 체계 및 시스템 구축과 기관 간 연계 지원 ▷자료 공유와 이행 상황 점검, 결과 검증 및 성과 확산 ▷제도적·재정적 지원 검토 및 향후 확장 논의 ▷현장 적용성 제고와 행정부담 경감 등이 포함된다.

시범사업은 기후부의 전기차 충전시설 구축 사업 가운데 중속 충전시설(출력 30~50kW, 약 300억원 규모)에 적용된다. 사업 수행기관인 한국환경공단은 5월 사업자를 공모하고 6월부터 선정 절차를 거쳐 보조금을 예금토큰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보조금 지급 과정 관리 강화와 부정수급 방지, 정산 기간 단축 등 재정 집행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앞서 한은은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실거래 테스트를 통해 디지털화폐와 예금토큰의 활용성을 검증했다. 이를 국가사업에 적용하는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이번 협약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재정 집행 혁신의 출발점으로 국고금 집행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디지털화폐 활용 사업을 적극 발굴해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 과정의 재정 집행을 더욱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혁신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제도 보완과 현장 개선을 병행하겠다”고 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번 시범사업은 디지털화폐와 예금토큰 생태계 형성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지급결제 시스템과 재정 집행 방식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봤다.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뒤 적용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재경부는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2030년까지 국고금 집행의 25%를 디지털화폐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후속 사업으로는 각 부처 업무추진비에 디지털 지급수단을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2호 사업 대상은 각 부처 업무추진비가 될 수 있다”며 “현재 업무추진비는 신용카드로 사용되고 사후 감사 중심으로 관리되지만, 예금토큰을 활용하면 사용 시간과 업종을 사전에 제한해 부적절한 집행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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