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부메랑에 5년 자숙…샘 오취리 “뭘 하든 두려웠다”

방송인 샘 오취리. [인스타그램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과거 ‘관짝소년단’ 패러디 비판 논란으로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5년 넘게 자숙 중인 방송인 샘 오취리가 깊은 회한을 드러냈다.

샘 오취리는 지난 2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020년 ‘관짝소년단’ 논란에 대해 “제일 큰 감정은 후회”라며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으면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당시 생각이 너무 짧았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2020년 흑인으로 분장해 가나의 장례 문화를 패러디한 의정부고 관짝소년단 졸업사진에 대해 인종차별이라고 지적했다가 과도한 비판이라는 역풍을 맞고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5년 넘게 방송에서 모습을 감춘 오취리는 “학생들이 나쁜 의도로 한 것이 아니었고 재미있게 따라 한 것이었는데 그런 부분을 좀 더 생각했어야 했다”면서 “그때 겸손하게 ‘이 부분에서는 제 생각이 짧았고 너무 죄송합니다. 제가 좀 더 생각하겠습니다’라고 (사과)했으면 훨씬 더 좋지 않았을까 그런 아쉬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당시 이 사건을 계기로 그가 과거 방송에서 ‘눈 찢기’ 포즈를 취해 아시아인을 비하했다는 지적과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자신과 함께 사진을 찍은 여성 배우에 대한 성희롱 댓글에 동조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했다.

오취리는 이에 대해 “저를 엄청나게 잘 챙겨준 누나인데 그런 논란이 불거져 저도 놀랐다”며 “제가 한 행동 때문에 이상하게 기사가 나와서 정말 미안해 사과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그는 2010년대 초반부터 2020년까지 JTBC ‘비정상회담’, MBC ‘진짜 사나이’, ‘대한외국인’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동하며 대표적인 외국인 방송인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논란 이후 사실상 방송에서 퇴출당한 뒤 현재까지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오취리는 방송 하차 심경에 대해 “뭘 하더라도 안 좋은 반응이 올까 봐 너무 두려웠다”면서 “이것을 하면 또 사람들이 안 좋게 보겠다는 생각으로 기회를 많이 놓쳤고 시간도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다”고 했다.

결국 그는 경제적 어려움에 부딪혀 출입국 관리사무소 통역과 주한 가나대사관 행사 등에 참가하면서 생활비를 마련했다. 또 아프리카 시장 진출에 관심 있는 한국 기업들과 함께 가나에 가서 통역도 하고 미팅을 돕는 일도 종종 했다고 한다. 이달 중순 존 드라마니 마하마 가나 대통령의 방한 당시에는 서울에서 열린 가나 국경일 행사에서 사회를 보기도 했다.

현재 그는 방송 복귀에 대해 “좋아하는 일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대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새롭게 개척해 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유튜브와 틱톡 등의 영상 플랫폼을 통해 가나의 요리를 소개하거나 자신이 큰 영감을 받은 한국의 발전 스토리에 관한 팟캐스트 등을 제작해 보고싶다는 계획이다.

가나 명문 가나국립대에 합격하고도 2009년 19살의 나이로 한국에 유학 온 오취리는 “한국에 온 것은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며 “과거의 성공과 사랑에 감사하고, 앞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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