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소유권 분쟁 관심 고조

“188억 냈는데 단독 등기?” 마포구 소송제기 … 3자 협약인데 2자 운영…구조적 균열 노출


은평구청(왼쪽)과 마포구청(오른쪽)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서울 서북권 폐기물 협력의 상징으로 출발한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가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공동 투자로 건립된 시설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마포구와 은평구가 정면 충돌하면서, 광역 협력 행정의 한계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마포구는 최근 은평구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 소송과 함께 분담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총 188억 원의 건립비를 부담했음에도 시설이 은평구 단독 명의로 보존등기된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은평구는 분담금은 시설 이용권 확보를 위한 비용일 뿐 소유권과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협약 어디에도 지분 귀속 규정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공동투자였나, 이용권 확보였나

이번 분쟁의 핵심은 단순하다. “분담금은 지분인가, 이용료인가.”

마포구는 센터 건립 과정에서 시설 구조가 완전 지하화로 변경되며 당초 약 45억 원 수준이던 분담금이 188억 원으로 4배 이상 늘어났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광역재활용선별시설 건축비의 약 34.9%에 해당하는 규모다.

막대한 재정 부담을 감수한 만큼 공동 소유권이 인정되는 것이 상식적이라는 논리다.

반면 은평구는 사업 부지 제공과 인허가, 주민 반대 대응 등 사업 전반을 주도한 행정적 책임을 강조한다. 협약의 본질은 ‘소유권 공유’가 아니라 ‘폐기물 교차 처리 협력체계 구축’이었다는 해석이다.

결국 협약 문구에 소유권 귀속 규정이 없다는 점이 이번 갈등의 결정적 쟁점으로 떠올랐다.

갈등의 본질은 ‘소유권’이 아니라 협력체계 붕괴?

양측 모두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충돌의 배경은 폐기물 처리 협력체계 붕괴에 가깝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북3구 협력 구조는 다음과 같다. ▷마포구: 소각 폐기물 처리 ▷은평구: 재활용품 처리 ▷서대문구: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

그러나 마포자원회수시설의 처리 용량 문제를 둘러싸고 협력 구조가 흔들리면서 갈등이 본격화됐다.

마포구는 시설 포화 상태로 은평구 폐기물 반입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주장한다. 반면 은평구는 가동률이 약 80% 수준에 불과하다며 일부 반입은 충분히 가능했다고 반박한다.

이 과정에서 은평구는 재활용품 반입을 보류했고, 마포구는 이를 협약 취지 훼손으로 판단해 소송에 나섰다.

3자 협약인데 2자 운영…구조적 균열 노출

또 다른 쟁점은 운영 협약 구조다. 마포구는 건립 협약이 3자 협약으로 체결된 만큼 운영 협약 역시 동일한 구조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은평구와 서대문구가 별도의 2자 협약을 통해 시설 운영을 추진하면서 갈등이 심화됐다.

이는 광역 협력사업의 가장 취약한 지점이 어디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다.

협약 문구가 불명확할 경우 행정 협력은 언제든 분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혈세 지분 회복” vs “협약 없는 권리 주장”

양측 수장은 모두 물러설 뜻이 없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36만 마포구민의 혈세로 조성된 시설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반드시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협약에 없는 소유권을 사법부를 통해 관철하려는 시도에는 단호히 대응하겠다”며 협의는 가능하지만 소송 대응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광역 협력 행정의 시험대

이번 분쟁은 단순한 지자체 간 재산권 다툼을 넘어선다.

서울시 자치구 간 광역 환경시설 공동 운영 모델이 실제로 작동 가능한지, 그리고 협약 중심 협력 행정이 어디까지 지속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결국 법원의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는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행정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소송보다 협의가 먼저”라는 원칙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서북3구 협력체계가 균열을 넘어 재정비로 이어질지, 아니면 광역 행정의 또 하나의 실패 사례로 남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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