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발주 참여 민간건설사도 “공사비 올려달라” [부동산360]

올해 LH 민참사업 2.8만호 착공
공공 발주, 공사비 조정 까다로워
작년 공사비 증액 요청 사상 최대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민참사업) 물량이 지난해부터 크게 늘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공사비 인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 용산구 한강공원에서 바라본 서초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윤성현 기자] 공공이 택지와 사업 틀을 제공하고 민간 건설사가 설계·시공을 담당하는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민참사업) 물량이 지난해부터 크게 확대된 가운데, 현장에선 공사비 인상이 새로운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연내 대규모 착공과 공모가 예정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민참사업을 중심으로 자재값과 환율 급등에 따른 사업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분위기다.

1일 국토교통 통계누리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공공 발주 건설공사 계약액은 30조526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27조4379억원보다 11.3% 늘어난 수치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액이다. 연도별 계약액도 ▷2022년 61조4586억원 ▷2023년 67조5619억원 ▷2024년 76조9898억원 ▷2025년 84조9039억원으로 증가세로 건설 수주 회복을 공공 발주가 견인했다.

올해 안에 착공에 들어갈 LH 민간참여사업 중 공모를 마친 사업장은 17개 블록, 1만500가구로 총 공사비는 2조7000억원이다. 여기에 27개 블록은 연내 추가 사업자 공모 후 착공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 9·7 공급대책에 포함된 위례 업무용지 1000가구, 성대야구장 부지 2100가구 등을 합치면 공모 예정 공사액도 6조1000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공사비 반영 구조다. 민참사업은 계약 시 공사비가 대부분 확정된다. 이후 물가 상승이나 설계 변경이 발생해도 조정 요건이 제한적이고 절차가 까다롭다. A건설사 관계자는 “물가변동(에스컬레이션) 조항이 있더라도 환율이나 자재비 상승을 충분한 수준으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현장 원가 압박도 가중되고 있다. B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두달사이 원유는 10%, 스테인리스 열연강판(STS HR)은 3.3%, 고철은 4.5% 상승했다”며 “원유 기반인 단열재와 아스콘 등 석유화학 기반 재료비 상승이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민간 정비사업 현장에서의 이미 공사비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공사비 증액 검증 요청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23년 30건, 2024년 36건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52건으로 급증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도 3월까지(16일 기준) 8건이 접수됐다.

공사비 증액은 토지등소유자 또는 조합원 20% 이상이 요구하거나, 생산자물가 상승분을 제외한 공사비 증액 비율이 사업시행계획인가 전 시공자 선정 사업은 10% 이상, 이후 선정 사업은 5% 이상이면 검증 대상이 된다. 검증이 끝난 뒤에도 생산자물가 상승분을 제외하고 공사비가 다시 3% 이상 오르면 재검증 대상이 된다.

발주처인 LH도 업계 부담을 인지하고 있지만 신중한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사비 급등기에 공사비를 증액으로 중재에 들어간 사례가 있다”면서도 “이란 전쟁 영향분을 자체적으로 일괄 반영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공모 당시 계약액을 기준으로 보전하고 물가변동률을 연동하되 분쟁이 중재로 가면 중재 판단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2023년 정부의 ‘민관합동 건설투자사업(PF) 조정위원회’ 결정 이후 경기 성남 위례 A2-6블록(위례 자이 더 시티)등 LH 민참 사업 6개 구역은 2년 만에 대한상사중재원을 통한 공사비 증액 협상에 들어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란 전쟁은 대부분의 건설자재 주원료인 석유부산물 공급에 직접 타격을 주기 때문에 러·우 전쟁보다 파급력이 크다”며 “에스컬레이션 조항을 넘어서는 공사비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받으려면 중재로 가야하는데, 민간건설사가 LH를 상대하기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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