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산불 지역 취약, ‘산사태·토석’…사전 예측, 피해 줄인다

- 지질자원硏, 토사·암석·유목까지 반영한 2차원 토석류 모델 개발
- 사방댐 등 방재시설 최적 입지 평가기술 확보, 재난 대응력 강화


지난해 7월 경남 산청군에서 발생한 산사태-토석류 피해 현장.[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대형 산불 피해지역에서 극한 강우로 인한 산사태-토석류 재해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국토안전연구본부 지질재해연구실 연구팀은 극한 강우 이후 산사태로부터 전이되는 토석류의 위험 범위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암석과 유목의 영향을 함께 고려해 방재시설의 효과적인 배치가 가능하도록 하는 평가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산불이나 벌채 등으로 취약해진 산지 환경에서도 토석류의 확산 범위를 예측하고 대응 전략을 수립, 재난 대응 체계 고도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산불로 인해 식생이 훼손된 지역은 극한 강우가 발생하면 토양 안정성이 약화돼 산사태 위험을 더욱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이때 발생한 토사, 돌, 유목 등의 퇴적물이 물과 함께 이동하며 토석류로 전이될 경우 피해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연구진이 산사태에 의한 토석류 피해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토석류 발생 시 유체의 특성만이 아닌, 하류부에 피해를 직접적으로 일으킬 수 있는 토사, 암석 나무에 의한 충격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기술, ‘KIGAM-DF(KIGAM-Debris Flow, 한국지질자원연구원 2차원 토석류 모델)’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최소한의 입력 자료만으로도 피해 예측과 대응 시나리오 수립이 가능하다.

KIGAM-DF는 토석류의 발생부터 이동, 퇴적에 이르는 전 과정을 통합적으로 분석하고, 유목의 생성·이동·집적 과정까지 반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산불지 토양 변화(AI활용 제작).[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실제 지난 2011년 우면산 산사태에 의한 토석류 발생지와 2023년 토석류가 많이 발생한 예천군 일대에 적용한 결과, 약 85~90% 수준의 높은 예측 정확도를 확인했다.

김민석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재해연구실장은 “이번 기술은 산사태 이후 토석류로 이어지는 복합 재해의 위험 범위를 정량적으로 예측할 수 있어, 취약지역 방재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양한 환경 조건을 반영해 보다 정밀하고 효과적인 산사태에 의한 토석류 대응 기술을 연구·개발함으로써, 세계적 수준의 재난 대응 기술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Environmental Modelling and Software’와 ‘CATENA’에 각각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2025년 대형 산불이 발생한 영남권과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산청군 일대에 적용해 토석류 위험성을 평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향후 국가 재난 대응 체계 고도화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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