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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각종 사건 처리와 업무에 대해 경찰이 민간 로펌·변호사에 법률검토를 다수 맡기는 등 의존도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이 시행된 지난 2021년 1월 이후 외부 법률 검토가 몰렸으나 이후에도 전국 시도경찰청에서 외부 법률조력을 구하는 사례는 여전한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은 자체 법률 전문성을 꾸준히 키워오고 있으나 수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리 검토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여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헤럴드경제가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시도경찰청 자료를 보면 경찰은 최근 5년간 법리 해석과 적용, 처분 등과 관련해 외부 법률 자문을 다수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번에 대체로 수십만원 수준의 자문료를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사건 관련 외부 법률 자문을 구한 사례는 수사권 조정 직후에 몰려있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2021년 ‘차량 유리창에 침 뱉고 욕설’ ‘무인점포에서 타인 카드로 결제’ ‘동의 없이 견인 후 요금 청구한 레커차 업체’ 등 개별 사건에서 적용할 수 있는 죄목이나 법 위반 여부에 대해 외부 변호사들에게 물었다.
또 ‘피해자가 처벌 의사가 없는 경우 반의사불벌죄 이외 처리 방법’ ‘퇴거불응죄 적용 여부와 범위’ 등 구체적 법 해석과 적용에 관해 묻기도 했다.
행정 처분의 적법성에 대한 검토를 맡긴 일도 있었다. 울산경찰청은 지난 2024년 한 자동차 운전면허 학원을 대상으로 한 개선 명령 처분에 대해 자문을 요청했다. 이에 해당 법무법인은 ‘학원에 현황 측량 성과도 제출을 요구하라’는 등 구체적 업무 처리 방안을 제시했다.
같은 해 경기남부경찰청은 교통사고 현장을 조치하는 과정에서 업무상 과실 책임이 인정되는지에 대한 법적 검토를 법무법인 3곳에 맡긴 경우도 있었다.
앞서 경찰은 공중협박범에 대해 형사 처분과 함께 민사 소송도 제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이 과정에서도 외부 법률 검토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경찰청은 지난해 10월 부산진구 소재 한 법률사무소에 테러 협박범에 대해 민사 소송을 제기하기 위한 법률 상담을 받았다. 부산청은 “공중 협박 사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여부를 결정하기 전 객관성 담보·확인을 위해 외부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서울경찰청도 올해 1월과 2월, 지난해 9월에 공중협박 사건과 관련한 손해배상 안건에 대해 외부 변호사로부터 조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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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청사 앞에 태극기와 경찰기가 게양된 모습. 임세준 기자 |
경찰은 외부 법률 자문을 구하는 근거로 경찰 법제사무 처리규칙 제36조(외부 기관에 대한 질의)를 들었다. ‘외부 중앙 행정 기관의 장 등에게 질의하고자 할 때에는 규제개혁 법무담당관이 검토하도록 한다’고 규정한 조항이다.
경찰이 외부에서 법적 조언을 구하는 것에 대해 국가수사본부 수사심의위원회 위원을 지낸 김준우 변호사는 “경찰에도 법조 인력이 있는데 민간에 외주화할 성질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책임 있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구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반기 검찰청의 기능이 쪼개지면 형사사건 수사에서 경찰의 역할이 커진다. 경찰은 법 전문성 제고를 위해 올해 변호사·회계사 등 경력 신규 채용을 200명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기준 변호사 자격을 보유한 경찰 공무원은 286명으로 전체 인원의 1%에도 못 미친다.
앞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지난해 말 업무보고에서 “국민이 만족하실 때까지 경찰 수사의 전문성과 신속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