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조직적 IT 위장취업 적발, “김정은 욕해봐” 돌발면접해야하나…인종차별·실효성 우려도

[SNS 갈무리]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북한 정보기술(IT) 인력들이 신분을 속이며 채용 플랫폼 등을 통해 원격으로 글로벌 기업에 조직적으로 침투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13일 보안 기업 그룹아이비가 발간한 ‘북한 IT 근로자의 발자취를 따라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IT 인력 연계 조직이 합성 신원, AI 기반 입사 지원서, 디지털 플랫폼 등 사기성 원격 고용 방식을 활용해 기존 보안 통제망을 우회하고 기업에 접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아이비는 깃허브, 프리랜서 마켓플레이스, 포트폴리오 사이트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가짜 개발자 조직 생태계를 발견했으며, 이들의 활동은 최소 지난 2012년부터 시작돼 지난 3월까지 지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단순히 가짜 계정만 만든 것이 아니라 이메일, 코드를 저장하는 리포지토리, 작업물을 보여주는 포트폴리오 사이트까지 동원해 광범위하게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또한 프로그래밍 기술이나 업무 능력 같은 ‘개발 역량’은 그대로 둔 채, 이름이나 출신 같은 개인정보만 조금씩 바꿔가며 여러 사람인 척 가짜 신분을 재활용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해 설득력 있는 입사 지원서를 작성하고 고용주와 소통하기도 했다.

그룹아이비는 가장 주목할 만한 요소로 체계적인 고용 워크플로우가 담긴 ‘합성 신원 패키지 저장소’를 꼽으며 해당 작전이 매우 산업화된 규모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北 IT 위장취업으로 외화벌이…면접 적발 사례도
북한은 IT 공작원들을 해외에 위장취업시켜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북한 공작원들이 AI를 이용해 유럽 대기업에 취업한 뒤 재택 근무자 행세를 하면서 임금을 챙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래 사용되지 않은 링크드인 계정을 도둑질하거나 돈을 주고 계정을 산 다음 서류를 위조하고 공범끼리 링크드인에서 추천을 주고받으며 경력을 조작하는 등 신분을 도용하거나 위조해 취업에 나선다.

면접에서도 AI를 활용해 디지털 아바타를 생성하거나 딥페이크 비디오 필터를 사용해 얼굴까지 조작한다.

[SNS 갈무리]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면접을 통해 북한 IT 공작원을 가려내는 방법도 전해졌다.

암호화폐 분야 조사·기고 활동을 하는 A씨는 SNS에 북한 IT 공작원의 면접 영상을 올렸는데, 영상을 보면 면접관이 지원자에게 “정치적인 목적이 아니라 북한 요원을 걸러내기 위한 간단한 테스트”라면서 “김정은을 욕해 보라”고 요구한다.

지원자는 다른 기술적인 질문에는 능숙하게 답했으나, 이러한 요구에는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면접관이 재차 김정은에 대한 비판을 요구하자, 이 지원자는 침묵을 유지하다가 화상 면접을 종료했다.

A씨는 김정은을 욕할 수 있는 북한 요원은 아직 한 명도 보지 못했다며, 현재로서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같은 면접 방식에 대해 아시아계 인종차별 행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북한 요원을 가려내는 ‘김정은 테스트’가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계 지원자를 대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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