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봉쇄 후 호르무즈 유조선 첫 통과 확인

미 봉쇄 이후 VLCC 첫 서쪽 항해 확인
이틀 대기 끝 두 번째 시도서 통과
미국 “48시간 통과 선박 0척” 주장
외신·데이터 “중립 선박 통행 계속”

 

지난달 1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라스알카이마 북부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 인근 걸프만의 화물선들. [로이터]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유조선이 서쪽으로 통과한 첫 사례가 확인됐다.

선박 추적 사이트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몰타 선적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아기오스파누리오스Ⅰ호’가 15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 페르시아만 방향으로 이동했다.

해당 선박의 자동식별장치(AIS)는 이날 이란 시간 기준 0시58분께 ‘정박 중’에서 ‘엔진 가동 중’으로 상태가 변경됐으며, 오전 5시21분께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오전 6시6분께 페르시아만에 진입했으며, 오는 16일 이라크 바스라에 입항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매체 이즈베스티야는 이 선박이 오만만 해역에 약 이틀간 정박한 뒤 두 번째 시도 끝에 해협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튀르키예 아나돌루 통신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 수송로 중 하나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운항이 조심스럽게 재개될 조짐”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미군 중부사령부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선박에 대한 봉쇄 조치를 시작한 이후 이틀간 9척의 선박이 이란 항구나 연안으로 회항했다고 밝혔다. 또 “48시간 동안 미군 통제를 통과한 선박은 한 척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외신과 해운 데이터는 다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해운 데이터 업체 케이플러 자료를 인용해 13~14일 이틀 동안 이란과 관련 없는 선박이 12척 이상 해협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또 봉쇄 첫 24시간 동안 중립 상선 20척 이상이 통과했다는 미국 당국자 발언도 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전해진 바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와 가스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 통로로, 봉쇄 여부에 따라 국제 에너지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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