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경영권 분쟁 증가에 조직재편 가속

기업 지배구조, 금융규제 등 이슈 부상
자문 서비스 영역 확장 필요성 늘어나
‘통합형 자문’ 강화…로펌 경쟁 본격화



경영권 분쟁이나 인수합병(M&A) 증가 등 자본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법무법인들이 앞다퉈 조직 개편 및 외부 전문가 영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 지배구조, 금융규제, 조세 이슈가 동시다발적으로 부상하면서 선제적·통합형 자문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광장은 경영권분쟁 전담팀을 확대 개편해 ‘경영권분쟁센터’를 최근 출범시켰다. 개정 상법 시행과 함께 소수주주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경영권 방어 수요가 증가하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정다주·이세중 변호사가 공동 센터장을 맡아 자문과 송무를 결합한 체계를 구축했고, 국민연금·대기업 컴플라이언스 출신 등 외부 전문가를 포진시켜 전사적 대응 역량을 강화했다. 광장은 주요 경영권 분쟁 및 행동주의 대응 사례를 다수 수행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맞춤형 전략 자문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법무법인 세종도 자본시장·금융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부 인재 영입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본부장보를 지낸 이충연 고문과 KB금융지주 부회장 출신 이동철 고문을 영입하며 자문 역량을 보강했다.

이충연 고문은 상장예비심사와 상장적격성 심사 등 업무를 두루 경험한 인물로, 상장·공시·사후관리 등 규제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이동철 고문은 KB금융그룹에서 주요 인수·합병(M&A)과 글로벌 전략을 주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기관 경영 및 구조개선 자문에 강점을 갖고 있다.

조세 분야에서도 조직 개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최근 ‘택스솔루션센터’를 출범시키고 조세 리스크 대응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 자문 체계를 구축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세무조사 고도화로 조세 이슈가 회계·금융규제·형사와 결합된 ‘복합 리스크’로 확대되는 가운데, 단순 사후 대응을 넘어 거래 구조 설계 단계부터 개입하는 선제적 자문 수요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센터는 국세청, 조세심판원 등 다양한 기관 출신 전문가들로 구성됐으며, 임재현 고문과 조일영 변호사 등이 자문을 제공한다. 세무조사 대응과 소송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대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법령 개정 및 유권해석 단계까지 연계하는 구조를 통해 사전 진단부터 사후 대응까지 일관된 전략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법무법인 화우는 지난 1월 ‘국제조세전략센터’를 출범한 바 있다. 센터는 국제조세 리스크의 선제적 진단부터 자문·분쟁 대응을 원스톱으로 수행하기 위해 첫 삽을 떴다. 류성현 센터장을 필두로, 이동신 고문, 심재진 선임외국변호사 등 국제조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온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업계에서는 로펌들의 이 같은 움직임이 단순 조직 확대를 넘어 자문 영역의 성격 자체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바라본다. 경영권 분쟁, 금융규제, 조세 이슈가 서로 맞물리는 ‘크로스 리스크’ 환경에서, 개별 사건 대응이 아닌 종합적인 전략 자문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과거에는 송무 중심 대응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거래 구조 설계, 투자자 커뮤니케이션, 규제 대응까지 포함한 통합 자문이 요구된다”며 “로펌 간 전문성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효정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