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는 시작일뿐” 유통업계, ‘도미노 파업’ 공포

‘물류자회사→대리점→배송기사’ 동일
업계 “노조서 언제든 연락올 수도” 긴장
백화점·면세점 직원도 단체교섭 요구


서울 도심 내 한 CU편의점 인근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헤럴드DB]


유통업계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 주도로 이어지는 편의점 CU의 파업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가 업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물류에 기반한 만큼 ‘도미노’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22일 유통·물류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을 비롯한 대다수 유통사의 물류 구조가 CU와 동일하다. CU는 운영사인 BGF리테일의 자회사인 BGF로지스에서 대리점, 배송 기사로 이어지는 시스템이다. GS25 운영사인 GS리테일은 GS네트웍스를, 세븐일레븐은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물류를 맡고 있다. ‘로켓배송’으로 급속 성장을 이룬 쿠팡도 물류 대부분을 쿠팡CLS를 통해 같은 구조로 운송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물연대 CU지회는 BGF로지스뿐 아니라 BGF리테일까지 노란봉투법상 원청으로 보고 협상을 요구 중”이라며 “CU는 시작일 뿐이다. 다른 기업들도 언제든 같은 요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유통 계열 물류사 관계자는 “언제든지 노조에서 연락이 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당장 편의점 업계도 편의점 물류 전반에 미칠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CU 사태는 지난 20일 경남 진주시 정촌면 CU 진주물류센터에서 화물연대 조합원 3명의 사상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심화하고 있다. 이민재 BGF로지스 대표는 전날 직접 현장에 내려가 사태 수습에 나섰다. BGF리테일은 “진행 중인 경찰 조사에 필요한 게 있다면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BGF로지스와 공동 교섭에 나서라는 화물연대 요구에는 여전히 선을 긋고 있다.

업계는 화물연대의 운송료 인상 등 처우 개선 요구의 수용 가능성부터 BGF리테일의 교섭 참여 여부, 정부의 개입 여부 등까지 모든 변수를 민감하게 바라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CU를 시작으로 물류 운송비가 오를 수도 있고, 정부 개입이나 원청의 기준선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며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하나의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뿐만이 아니다. 백화점·면세점업계에서도 판매 서비스직군으로 분류되는 입점사 직원들이 원청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백화점·면세점에 입점된 로레알, 샤넬 등 화장품 매장 직원 3000여명이 소속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산하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백면노조)이 대표적이다.

전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롯데·현대백화점과 신라·신세계면세점이 백면노조와 단체교섭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백면노조는 지난해 10월 백화점·면세점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서울행정법원 판단 등을 근거로 백화점·면세점 10개사에 단체교섭을 요구해 왔다. 백면노조 관계자는 “순차적으로 다른 업체에 대해서도 개선 요구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 백화점·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CU와 마찬가지로 (교섭을 요구하는) 파업에 들어가는 매장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진·박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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