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및 관리 대상이었던 석유 산업, 다른 관점으로 살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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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 28일 서울시 여의도 TP타워에서 대한석유협회 주최로 열린 기자아카데미에서 국내 석유 산업 정책 흐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영대 기자 |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국내 석유 산업에 비상등이 켜진 가운데 석유 산업 정책 방향이 기존의 ‘수요 감축’에서 ‘공급 안정’으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28일 서울시 여의도 TP타워에서 대한석유협회 주최로 열린 기자아카데미에서 “석유 산업은 그동안 규제 및 관리 대상에 속했다면, 지금부터라도 다른 관점으로 살펴봐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그동안 국내 석유 산업 정책 방향이 수요 감축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탈탄소 트렌드 흐름에 맞춰 친환경 에너지 비중을 늘리고, 석유 소비량을 줄이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고민했다는 것이다.
실제 2024년 기준 에너지 및 지원사업 특별회계(예특회계) 세출에서 무공해차 보급 및 충전인프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50%였던 반면 에너지 공급 체계 구축은 14%에 그쳤다.
수요 감축 위주의 정책은 중동 전쟁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했을 때 취약점을 드러낸다고 김 실장은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유 설비 투자를 지원하는 등 공급 안정 정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공급 안정 정책은 가시적 성과도 드러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긴 호흡의 투자가 필요해 국민적 지지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하지만 에너지 안보는 단기 대응이 불가능한 영역인 만큼 공급 분야에서 선제적인 대비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유일한 대응책”이라고 설명했다.
석유 산업을 규제 대상이 아닌 진흥 및 육성 대상으로 살펴봐야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국내 정유 산업은 각종 규제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지니고 있다. 국내 수출 순위에서 매년 톱(Top)5에 진입할 정도다.
그는 “동북아는 물론이거니와 정유 산업이 사실상 무너진 호주에서 우리나라 석유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에너지 전환 시기에 국내 석유 산업이 이른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글로벌 석유 소비 감소세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김 실장은 내다봤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말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석유 소비 정점 시점을 2050년으로 늦췄다. 개발도상국은 물론이고 선진국에서 도로운송용 및 석유화학용 원유 수요가 탄탄하다는 이유에서다.
김 실장은 “2035년 전기차(EV) 신차 판매 비중이 56%를 기록한다는 점을 가정할 때 세계 석유 수요 감소분은 6%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기로 구동되는 완전 자율주행차가 시장에서 완전히 자리잡을 때까지 최소 10년이 남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동안 석유 수요가 유의미하게 감소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