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韓국가신용등급 ‘AA’ 유지·전망 안정적…“29년 1인당 GDP 4만4000달러”

외환시장 완충력·경상흑자 지속에 긍정 평가
에너지 공급 충격에 대응할 완충 여력 갖춰
“3대 신평사 모두 한국등급 전망 안정 유지”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각각 ‘AA’,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29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S&P는 올해 중동 분쟁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시장 불안이 한국 경제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으나 반도체 등 산업 부문의 경쟁력과 재정정책이 이를 완화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한국은 원유·천연가스 주요 수입국이지만 공급원 다각화와 안정적인 석유 비축분을 바탕으로 에너지 공급 충격에 대응할 완충 여력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수출을 앞둔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평택=이상섭 기자]


한국의 평균 성장률은 향후 3~4년 동안 대부분의 고소득 국가보다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S&P는 지난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1.0%로 부진했지만 올해는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한국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고 조선업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2026~2029년 한국 경제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 기준 연평균 약 2.1% 성장하고, 2029년에는 1인당 GDP가 4만40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S&P는 한국의 제도·정책적 환경이 국가신용을 뒷받침하는 중요 요소라고 평가했다. 2024년 비상계엄 선포로 정치적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일부 훼손됐으나 신속한 계엄 해제와 대응, 선거를 통한 새 정부 출범이 부정적 영향을 완화했다고 밝혔다.

재정 여건도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일반정부 재정수지 적자가 GDP 대비 1.4%를 기록한 뒤 2027년에는 1.1%로 축소될 것으로 S&P는 전망했다. 일반정부 순부채 역시 올해 GDP 대비 약 9% 수준으로 낮은 편이라고 봤다. 국내 금융기관의 우발채무 리스크도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대외건전성 역시 강점으로 꼽혔다. S&P는 한국이 양호한 순대외자산과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를 바탕으로 견조한 대외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년 경상수지 흑자는 GDP 대비 6.6%를 기록했으며, 향후 3~4년간도 GDP 대비 6% 이상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향후 원화의 점진적 강세를 뒷받침할 요인으로 제시됐다.

아울러 변동환율제도와 활발하게 거래되는 외환시장의 폭과 깊이가 한국 경제에 튼튼한 외부 완충장치를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위험요인도 함께 언급됐다. S&P는 비금융공기업 채무가 GDP의 약 20%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중동 분쟁 장기화로 글로벌 에너지시장 불안이 지속될 경우 주요 에너지 공기업의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또 북한 정권 붕괴 시 발생 가능한 통일 비용은 한국 신용등급의 가장 큰 취약요인으로 지목했다.

향후 등급 조정 가능성도 제시했다. 북한 관련 안보 및 우발채무 리스크가 해소될 경우 등급 상향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반면 북한 긴장이 경제·재정에 심각한 피해를 줄 정도로 고조되거나, 한국의 성장률이 다른 고소득 국가 수준으로 낮아질 경우 하향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재경부는 “이번 발표로 한국 경제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S&P의 신뢰를 재확인했다”면서 “올해 들어 피치(Fitch), 무디스(Moody’s)에 이어 3대 국제 신용평가사가 모두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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