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6마력 패밀리 SUV?…포르쉐는 가능하네” [시승기-카이엔 터보 일렉트릭]

대형 전기 SUV…내연기관 대비 실내공간↑
2.6톤 무게에도 제로백 2.5초·스포츠카 성능
포르쉐 액티브 라이드로 주행 시 쏠림 없어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 권제인 기자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겉보기엔 묵직하고, 중후해 보이기도 하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지만, 본성은 영락없는 스포츠카다.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같은 어색한 표현이지만,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구현해 냈다. 편안한 승차감으로 평소엔 안락한 패밀리카로 사용하다 속도를 즐기고 싶은 순간엔 마음껏 밟을 수 있는 차다.

지난달 30일 경기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전기 SUV 포르쉐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을 시승했다. 급커브 구간으로 구성된 짐카나 코스와 서킷을 주행하며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 주행 능력을 살필 수 있었다.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의 첫인상은 전형적인 준대형 또는 대형급 SUV다. 슬림한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를 적용한 낮은 보닛을 통해 넓은 차폭을 강조했다. 신형 카이엔 일렉트릭은 내연기관 모델보다 55㎜ 더 길어져 전장은 4985㎜, 전폭은 1980㎜, 전고는 1674㎜이다.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의 휠베이스와 플로우 디스플레이. 권제인 기잠


패밀리카 답게 실내 공간은 조금의 부족함 없이 여유롭다. 내연기관 모델 대비 휠베이스가 약 130㎜ 증가한 3023㎜로 뒷좌석 탑승자에게 이전보다 더 넉넉한 레그룸과 편의성을 제공한다. 덕분에 카시트에 타는 어린 아이부터 어른까지 편안하게 장시간 탑승해도 부담이 없을 듯했다.

독특한 점은 2.6톤에 달하는 대형 SUV임에도 서킷에서 달려도 손색없는 강한 성능이다.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은 런치 컨트롤 사용 시 최고출력 1156 마력, 최대토크 153.0kgm 을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100㎞/h 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2.5초이며, 최고속도는 260㎞/h다. 평소에는 ‘컴포트’ 모드로 주행하다, 언제든 ‘스포츠’나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스포츠카 수준의 속도를 낼 수 있다.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으로 런치컨트롤 주행을 하는 모습. 권제인 기자


실제로 런치컨트롤을 체험해 보니 차가 아닌 놀이기구를 타는 듯한 짜릿함이 느껴졌다. 왼발로 브레이크를 밟은 채 오른발로 가속을 유지하자 엔진 소리가 빠르게 커졌다. 브레이크를 놓는 순간 차가 튀어나가고, 몸이 시트에 강하게 빨려드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 동승자로 런치컨트롤을 체험할 때는 나도 모르게 ‘헉’ 소리가 날 정도다. 예상보다도 체감상 훨씬 더 빠른 속도에 런치컨트롤을 실행하기 전 “머리를 헤드레스트에 꼭 붙이라”는 안내가 곧장 이해됐다.

서킷에서 속도를 높일 때도 시원한 가속감이 느껴졌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 플러스로 변경하자 엔진소리가 빠르게 커졌다. 여기에 10초 동안 최대 176마력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는 ‘푸시 투 패스’ 버튼을 누르자 100m쯤 떨어져 있던 안내판이 단 몇 초 만에 내 앞에 와있었다.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이 가파른 S자 코스를 주행하는 모습. 권제인 기자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의 또 다른 특징은 ‘포르쉐 액티브 라이드’이다. 컴포트 주행 모드에서 급격한 가속이나 제동, 조향을 해도 차체를 노면과 수평으로 유지한다. 급가속과 제동 시에는 차가 앞뒤로 쏠리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았다. 고속으로 S자 코스를 빠져나갈 때도 차가 거의 쏠리지 않아 완만한 커브길이나 직선 도로처럼 느껴졌다.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의 안정감은 밖에서 주행 모습을 지켜볼 때도 느껴졌다. 가혹한 환경에서도 한쪽으로 쏠리는 일 없이 유연하게 나아가는 모습이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 특유의 주행 모습을 만들어냈다.

포르쉐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은 카이엔 일렉트릭과 함께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국내 판매 가격은 카이엔 일렉트릭 1억4230만원,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은 1억8960만원부터 시작한다.

내연기관 모델과 비교해 아직은 다양성이 부족한 전기차 시장에서 일상 속 패밀리 SUV이면서 스포츠카에 준하는 ‘달리기 성능’을 갖춘 전기차의 등장은 포르쉐 마니아들뿐만 아니라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는 예비 소비자들에게도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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