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美 법원 관세 제동에도 韓 기업, 관세 부담 지속”

美 법원, 무역법 122조 위법 판단
환급은 소송 당사자만 가능
기업별 개별 소송 가능성


한국무역협회 사옥(트레이드타워) 전경. [한국무역협회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법 122조 관세 조치에 제동을 걸었지만, 한국 기업들의 관세 부담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은 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법원이 관세조치 자체를 중단시키는 보편적 금지명령을 내리지 않아 소송 원고 외 기업들은 현행 122조 관세를 계속 부담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앞서 7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시행한 10% 관세 조치에 대해 위법 판결을 내렸다. 무역법 122조는 ‘크고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 또는 달러 가치 급락 방지를 위해 대통령이 최대 150일 동안 15% 미만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 조치가 위법 판단을 받자 지난 2월 24일부터 이를 대체하는 수단으로 무역법 122조에 따른 10% 관세를 전 국가·전 품목에 적용해왔다. 다만 기존 232조 관세와는 중복 부과하지 않았다.

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한 ‘경상수지 적자’와 ‘무역적자’가 무역법 122조에서 규정한 국제수지 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특히 법 제정 당시 국제수지 적자는 고정환율제 아래 외환보유고 고갈 등 금융·통화 위기 상황을 의미하는 개념이지 단순 무역적자를 뜻하지 않는다고 봤다.

다만 법원은 이번 판결의 효력을 소송 당사자인 워싱턴주와 일부 미국 기업으로 한정했다. 이에 따라 해당 원고들에 대해서만 관세 집행 정지와 환급이 가능하며, 다른 수출입 기업에는 즉시 적용되지 않는다.

무협은 향후 미국 법무부가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에 즉각 항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상급심과 연방대법원 판단까지 이어질 경우 최종 결론까지 약 1년가량 소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미국 정부는 이번 판결과 별개로 무역법 301조와 232조 등을 활용한 대체 관세 조치를 계속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232조 조사 대상에는 민항기·엔진, 폴리실리콘, 드론, 풍력터빈, 의료기기, 로봇·산업기계 등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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