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극비’ 핵잠수함 위치 이례적 공개…이란 군사압박 최고조

핵미사일 탑재 잠수함, 영국령 지브롤터 전개
사거리 1만2000km 이상 이란도 사정권
“탐지 불가 타격 플랫폼”…핵전력 3축 핵심 강조
트럼프 “이란 제안 용납불가” 직후 핵잠 위치 공개
동 긴장 재고조 속 핵 억지력 과시 나서

 

미 해군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함이 23일(현지시간) 그리스 크레타섬의 수다만에 도착한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흔들리는 가운데 미국 해군이 핵미사일을 탑재한 핵잠수함의 위치를 이례적으로 공개하며 군사적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11일(현지시간) 미 해군 제6함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오하이오급 탄도미사일 잠수함이 전날 스페인 남부 해안의 영국령 지브롤터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핵잠수함의 구체적 위치는 통상 최고 수준의 군사 기밀로 분류되는 만큼, 이번 공개는 매우 이례적이다.

제6함대는 “이번 기항은 미국의 역량과 유연성, 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에 대한 공약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오하이오급 잠수함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탐지 불가능한 발사 플랫폼으로, 미국 핵전력 3축 가운데 생존성이 가장 높은 축”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핵전력 3축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지상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폭격기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핵잠수함은 수중에서 은밀하게 이동하며 기습 타격이 가능해 억지력의 핵심으로 꼽힌다.

잠수함의 명칭은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군사 전문 매체들은 14척의 오하이오급 잠수함 가운데 ‘알래스카호’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해당 잠수함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트라이던트 미사일을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조치는 시점상 더욱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수정 종전안을 두고 “완전히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히며 협상 분위기가 급격히 경색된 직후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이란 제안을 “쓰레기”, “멍청한 제안”이라고 표현하며 군사 대응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서는 이번 핵잠수함 위치 공개가 단순한 일정 공개가 아니라 이란을 겨냥한 전략적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핵잠수함은 위치 자체가 공개되지 않는 것이 억지력의 핵심이지만, 반대로 이를 노출할 경우 ‘언제든 타격 가능하다’는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브롤터는 대서양과 지중해를 연결하는 전략 요충지로, 중동과 유럽을 잇는 해상 경로에 위치해 있다. 이 지역에서 핵잠수함 존재를 공개한 것은 중동 정세와 직결된 군사적 압박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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