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LNG 협력 확대·원유 관련 정보 공유 주목
다카이치 총리에 국빈방문 준하는 각별한 예우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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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 경북 안동 하회마을에서 선유줄불놀이를 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서영상·문혜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열린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 “셔틀외교가 거듭될수록 양국 관계는 더욱 굳건한 신뢰 위에서 발전해 나갈 것이라 확신한다”고 20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한일 협력의 온기가 전국 곳곳으로 확산되고, 국민 여러분께서 체감하실 수 있는 미래지향적 협력의 폭 역시 더욱 넓어지길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한일정상회담의 최대 성과로 한일 간 ‘에너지 동맹’ 구축 움직임을 주목했다.
양국은 회담 후 언론발표를 통해 LNG 협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원유 수급 및 비축과 관련한 정보 공유와 소통 채널을 심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 모두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합의는 다카이치 총리의 과거 이력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총리 취임 전 수년간 일본 경제안보담당상을 지내며 공급망과 첨단산업, 에너지 안보 문제를 총괄해온 일본 내 대표적인 경제안보 전문가로 꼽힌다.
일본 내에서도 자원·반도체·핵심 광물 확보 전략을 주도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한일 에너지 협력은 단순한 실무 차원을 넘어 전략적 판단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은 원유를 석유제품으로 정제하는 능력이 일본보다 뛰어나고, 일본은 원유 비축량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에서 서로의 장점으로 상대방을 보완하기 위한 장치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한동안 경색됐던 한일관계에서 셔틀외교가 완전히 복원돼 정착단계에 들어섰다는 점도 성과로 꼽힌다.
이번 회담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약 1년 동안 이뤄진 여섯 번째 한일 정상회담이었다. 양국 정상이 상대국을 번갈아 방문하는 형태의 회담이 정례화되면서 과거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관계가 급랭하곤 했던 패턴에서 벗어나 ‘상시 소통체제’가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 역시 “셔틀외교는 이제 양국 수도를 넘어 지방도시로까지 지평을 넓히고 있다”며 셔틀외교 복원에 의미를 부여했다.
김태주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카이치 총리로서는 불편한 중일관계 속 한국과의 관계를 획기적으로 안정화 시켜 유권자들에게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장기집권을 노리려는 의도도 있다”면서 “특히 한국 반도체 산업이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고, 중동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경제안보 전문가로 잔뼈가 굵은 다카이치 총리는 앞으로도 한국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가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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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 경북 안동 한 호텔에서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 |
셔틀외교 정례화를 위해 한국에서 마련한 다양한 행사들도 눈에 띄었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의 이번 안동 방문은 외빈의 두 번째 방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27년 전인 1999년 안동을 찾아 한국의 전통문화와 음식을 접하고 돌아갔다. 당시 엘리자베스 2세의 방문은 2시간으로 짧았지만, 다양한 문화 일정으로 채워져 세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다카이치 총리 역시 이번 한일 정상회담 계기에 안동을 방문해 국빈에 준하는 예우를 받았다. 19일 오후 안동 하회마을에 도착한 다카이치 총리의 차량을 전통 의장대와 군악대가 호위했고, 호텔 입구엔 12명의 기수단이 도열해 환영했다. 이 대통령 또한 호텔 앞에 직접 나와 다카이치 총리를 영접했다.
정상회담 이후 만찬으로는 다카이치 총리를 위해 고춧가루를 뺀 한국 전통 음식을 준비했다. 안동찜닭의 원형인 ‘전계아’를 비롯해 안동한우 갈비구이, 해물 신선로 등이 상에 올랐고, 안동소주·태사주와 함께 다카이치 총리 고향인 일본 나라현 사케도 곁들여졌다. 저녁엔 안동의 전통문화인 선유줄불놀이를 양 정상이 함께 감상했다.
일본 언론은 이번 한일 정상회담을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 우호 협력 필요성을 재확인한 계기로 평가했다. 특히 에너지 안보 위기가 현실화하면서 원유와 석유제품 스와프 및 상호공급과 관련한 민관 대화를 촉진하기로 한 점을 앞다투어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중동정세 혼란이나 중국과 관계 악화로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한국과 연계로 역내 안정을 도모하고자 하는 다카이치 총리와 외교력을 강조하고자 하는 이 대통령의 의도가 일치하면서 양호한 한일관계를 국내외에 드러내는 형태가 됐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