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활동기간 90일 종료에 30일 우선 연장
“벌여 놓은 여러 사건 수사, ‘정리’가 관건”
![]() |
| 3대 특검(내란·김건희·해병대원)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하는 2차 종합특검팀(권창영 특별검사) 사무실. 최의종 기자 |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3대 특검(내란·김건희·해병대원)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하는 2차 종합특검팀(권창영 특별검사)이 윤석열 정부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 예산 불법 전용 의혹과 관련해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의 신병을 확보했다. 출범 80여일 만에 잇따라 청구한 구속영장 중 2건이 발부된 것이다.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 속에 기본 활동기간(90일) 종료에 따라 한 차례 기간을 연장한 상황에서 특검 수사가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법원과 특검팀에 따르면 부동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22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김 전 실장, 윤 전 비서관, 김오진 전 관리비서관에 대한 영장심사 후 김 전 실장과 윤 전 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각각 발부했다. 부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형사소송법은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있는 경우를 구속의 요건으로 정하고 있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대한 법원 결정은 기본적으로 유무죄 판단이 아니라 구속 수사의 타당성을 가리는 절차다. 하지만 적어도 본격 수사 착수 이후 해당 시점까지 이뤄진 수사 내용에 대해 검토하고 판단한 결과라는 점에서 혐의 소명 정도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구속의 기본 요건이자 첫 번째 요건인 ‘혐의 소명’이 인정됐다는 뜻이 된다. 이로써 특검팀은 지난 2월 출범 이후 처음으로 피의자에 대한 구속수사를 진행하게 됐다.
다만 김 전 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부 부장판사는 “주거가 일정하고 범죄사실관계에 대한 입장, 관련사건 경과 등에 비추어 도망 및 증거인멸 염려가 없다”고 밝혔다. 그보다 앞서 특검팀이 출범 이후 처음 청구했던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에 대한 구속영장도 21일 기각됐었다. 이 전 원장 영장심사를 담당한 이종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내란선동죄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재판 중 사건 진행상황에 비추어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검팀에 따르면 김 전 실장과 윤 전 비서관, 김 전 비서관은 2022년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관저 이전 과정에서 관련없는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 예산을 불법으로 전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원장은 지난 2024년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같은 해 12월 13일까지 비상계엄·포고령 등 내란 행위 정당성을 주장하는 뉴스를 반복·집중 보도하고, 내란행위를 비판·저지하는 뉴스를 선별 차단·삭제해 내란 행위를 선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내란특검이 수사 개시 22일 만에 윤 전 대통령을 재구속시키는 등 앞선 3대 특검이 출범 초반부터 드라이브를 걸며 수사에 나섰던 것과 달리, 종합특검은 기본 활동 기간이 다 되도록 피의자 신병 확보나 공소 제기 등 성과가 뚜렷하지 않아 ‘실적이 부진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런 가운데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법원에서 구속수사 필요성을 인정받은 것이어서 특검팀 전체 수사 동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받는 상황이 됐다. 특검팀은 김 전 실장 등에 대한 영장심사 결과가 알려진 후 “국민적 의혹 해소를 위해 적법절차를 준수하면서도 끝까지 관저 이전 과정에서 발생한 불법으로 인한 이익의 귀결점 확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 |
| 권창영 특별검사가 지난 2월 경기 과천 사무실에서 윤석열ㆍ김건희에 의한 내란ㆍ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사무실 현판식을 마치고 특검보들과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 |
특검팀은 지난 20일 종합특검법 제10조 제3항에 따라 수사 기간 연장을 결정해 연장 결정·사유를 대통령, 국회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해당 조항에 따라 기본 활동기간이 90일인 특검팀은 기간을 30일 한 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추가로 필요성이 있으면 30일 더 연장할 수 있다.
특검팀은 지난 21일 기준 총 89건·피의자 224명(중복)을 수사 중이다. ‘1호 인지 사건’ 합동참모본부(합참) 비상계엄 관여 의혹을 비롯해 우방국 계엄 정당화 메시지 전달 의혹으로 국가안보실·국가정보원도 수사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시절 김건희 여사 수사 무마 의혹 등도 들여다보고 있다.
활동기간을 30일 우선 한 차례 연장한 특검팀은 ‘윗선’인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수사 쪽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특검팀은 다음 달 6일과 13일 각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군형법상 반란 혐의로 윤 전 대통령 피의자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 달 6일에는 계엄 선포 직후 국가안보실이 주요 우방국에 계엄 정당성을 홍보하게 했다는 의혹으로, 13일에는 비상계엄을 반란 혐의로 적용해 조사할 예정이다. 계엄 정당성 홍보와 관련해서는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을 상대로 피의자 조사를 벌였다.
다만 군형법상 반란죄 적용은 쉽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당장 윤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됐는데 반란죄로 처벌하고자 재판에 넘기면 이중 기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특검팀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과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 등을 군형법상 반란죄를 적용해 조사했다.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디올백 수사 무마 의혹 등 ‘수사를 수사’하는 고난도의 수사 여건 속에 최종 유죄판결까지 끌어낼지도 관심이다. 대북송금 수사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개입했다는 ‘대통령실 수원지검 수사 개입 의혹 사건’도 수사선상에 올린 상태다.
법조계 관계자는 “방첩사령부 계엄 사전 모의 정황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입건 등 여러 벌여 놓은 사건을 이제는 하나씩 정리해야 할 시기”라며 “생각보다 시간은 빨리갈 것으로 보인다. 정리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봤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워낙 마른걸레에서 물기 짜는 것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듯 어려움에 있는데 여러 방향을 잡고 수사를 진행하는 것 같다”라면서도 “(3대 특검 대비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는) 내부적으로 할 이야기는 될 수 있으나, 외부로 공개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
권 특검은 지난 21일 내부에 공지했다며 공개한 담화문에서 “내란특검은 검사정원 70명, 기소 인원 24명이고 김건희 특검은 검사정원 70명, 기소 인원 76명이었다. 종합특검은 검사정원이 15명에 불과하다”라며 “초기에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조기에 공소를 제기하면 (인력상) 수사 중인 다수 사건을 처리할 수 없다”라고 했다. 앞선 3대 특검과 달리 종합특검은 인력 부족 등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으로, 이를 언급하며 내부 구성원을 다독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