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생산적 금융 확대 주문 통했다”… 4대 은행, 기술신용대출 3.2조↑

기술금융 활성화 움직임 뚜렷
3년 반만에 최대폭으로 증가
신한·국민銀, 증가 흐름 견인

서울 시내의 한 대출 창구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올해 1분기 기술신용대출(기술금융)이 3조2000억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3분기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주문에 혁신·중소기업 지원을 확대한 효과로 풀이된다. 정부는 상반기 중 기술금융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은행권의 기술평가 기반 여신 공급을 한층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기술금융은 창업이나 연구개발(R&D), 사업화 등 기술 혁신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으로 부동산 등 담보나 기존 신용등급 대신 기업의 기술력과 사업화 가능성 등을 평가한다.

25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4대 은행의 3월 말 기준 기술금융 잔액은 143조3772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조2432억원 증가했다. 이는 2022년 3분기(3조9431억원)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기술금융 잔액은 2014년 도입 이후 2022년 9월 말 182조2001억원까지 늘었지만 같은 해 4분기와 이듬해 2분기 큰 폭으로 줄었고 2024년 7월 정부의 기술신용평가 기준 강화 이후 낙폭이 확대됐다. 한동안 위축됐던 기술금융은 지난해 2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이 기술금융을 늘리면서 정책금융기관인 중소기업은행에 집중됐던 공급처 쏠림도 완화되는 모양새다. 전체 기술금융 잔액 증가분에서 기업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분기 59.0%에서 올해 1분기 49.0%로 줄었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기업금융 중심의 기술평가 대출을 확대하며 1~3월에만 잔액을 1조7742억원 늘렸고 국민은행 역시 중소·벤처기업 대상 여신을 강화한 결과 1조1766억원 증가했다. 하나·우리은행도 증가 흐름에 힘을 보탰다.

이는 금융당국의 생산적 금융 기조가 은행권의 여신 전략에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은 그간 기술금융 실적을 경영평가에 반영하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공급 확대를 유도해 왔다. 특히 올해부터는 생산적 금융 전환을 전면에 내세우며 기술력·성장성 중심의 여신 확대를 보다 적극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상반기 시행을 목표로 기술금융 활성화 방안을 준비 중이다. 기술금융의 절대 규모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게 시장의 지적을 반영해 지원 대상을 적극 늘리기 위해서다. 단순한 공급 확대를 넘어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구체적으로는 콘텐츠 제작, 기업형 유튜버, 농업 등 신산업·융합 분야까지 포섭해 기술금융의 외연을 넓히는 방안이나 초기창업기업에 대한 평가기준을 낮추는 방안, 소액여신 취급 독려를 위한 인센티브를 신설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기술금융의 경우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공급되는 만큼 그간 정부의 지침 발표에 따라 부침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평가기준 완화, 적극적인 인센티브 등의 정책 변화에 따라 은행권의 기술금융 실적 흐름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