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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옥시아 홈페이지 갈무리] |
[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주가에서만큼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뛰어넘은 반도체 기업이 있습니다. 일본 증시에서 가장 뜨거운 기업 ‘키옥시아’ 입니다.
지난 연재에서는 뉴욕 증시를 달군 반도체 랠리를 살펴봤는데요. 발 빠른 서학개미들은 미국을 넘어 일본·중국 등 아시아 반도체 기업으로 투자 지도를 넓히고 있습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숨은 수혜주’로 떠오른 낸드플래시 강자 키옥시아를 들여다보겠습니다.
키옥시아의 전신인 도시바메모리는 1987년 세계 최초로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개발,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입니다. 키옥시아가 일본 굴지의 반도체 기업인 이유입니다. 회사는 도시바로부터 독립해 2019년 사명을 변경했고, 2024년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했습니다.
주력 사업은 낸드플래시 메모리 제조입니다. 키옥시아는 일본 요카이치와 이와테에 생산시설을 두고 미국 낸드플래시 기업 샌디스크와 합작법인(JV) 형태로 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키옥시아는 올해 1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점유율 13.9%를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31.6%)와 SK하이닉스(17.6%)에 이어 세계 3위입니다.
인공지능(AI)이 촉발한 메모리 수요 폭증에 키옥시아 주가도 수직 상승했는데요.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키옥시아는 1개월 간(4월27일~5월27일) 70% 급등했습니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433%에 달합니다. 삼성전자(138%)와 SK하이닉스(231%), 마이크론(194%)을 압도하는 수익률입니다.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던 키옥시아는 지난 25일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30조엔(약 282조원)을 돌파했는데요. 27일 종가 기준 시총은 33조803억엔으로 일본 증시 시가총액 4위에 올라섰습니다. 상장 18개월 만에 시총이 38배 폭증하면서 일본 증시에서 유례없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 투자자들도 키옥시아의 질주에 올라탔습니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지난달 28일부터 전날까지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홀딩스를 약 1억달러(약 1500억원) 순매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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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옥시아 홈페이지 갈무리] |
‘삼전닉스’에 밀리는 키옥시아가 이토록 잘 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시장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집중 현상이 키옥시아에 기회가 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23년 이후 HBM과 D램 생산 확대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낸드 설비 투자는 줄였는데요. 이미 빠듯해진 낸드 공급에 AI 데이터 저장 수요까지 급증하면서 낸드 가격은 치솟고 있습니다. 낸드에 집중해온 키옥시아가 반사이익을 누리게 된 것입니다.
낸드 공급 부족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AI가 학습에서 추론 단계로 진화하면서 저장장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동안 데이터센터용 AI 서버 저장장치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가 주로 사용됐습니다. 최근 HDD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대체재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채택이 빠르게 늘고 있는데, SSD의 핵심 부품이 바로 낸드플래시입니다.
낸드 가격 급등에 키옥시아 실적은 매분기 신기록을 쓰고 있습니다. 키옥시아의 2025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9% 급증한 1조엔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은 5991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8% 폭증했습니다. 한 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뛰어넘으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SSD·스토리지 부문 매출도 가격 상승과 출하량 증가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99.8% 급증했습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전틱 AI와 추론 확대에 따른 낸드 수요 강세가 본격적으로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면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낸드 호황기”라고 평가했습니다.
고성능 낸드에 특화된 점도 강점으로 꼽힙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AI 시대에는 단순 낸드 생산량보다 고성능 SSD 솔루션 경쟁력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키옥시아는 AI 서버용 eSSD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AI 메모리 구조 변화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가이던스가 투자심리를 자극했는데요. 키옥시아는 2026회계연도 1분기 매출 가이던스로 1조3000억엔을 제시했습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시장 예상치(8600억엔)도 크게 웃돌았습니다.
시장조사기관 QUICK에 따르면 키옥시아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약 4조엔에 달합니다. 도요타자동차의 예상 영업이익인 3조엔을 상회하는데요. 일본 제조업을 대표해온 자동차 산업보다 반도체 산업의 수익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노무라증권은 실적 발표 직후 키옥시아의 목표주가를 기존 5만1000엔에서 6만8000엔으로 대폭 상향했습니다.
키옥시아는 미국예탁주식(ADS) 상장 추진도 공식화했는데요. 미국 증시 상장을 통한 유동성 확대와 투자자 접근성 개선이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