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아내, 뱃속 태아까지 잃었는데…‘의정부 화물차 사고’ 50대 기사 금고형 집유

보행신호 건너던 부부 친 화물차 기사, 금고 2년 집행유예


법원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보행자 신호에 따라 횡단보도를 건너던 신혼부부를 화물차로 들이받아 임신부와 태아를 숨지게 한 50대 운전자에게 1심에서 금고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6단독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치상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 A씨에게 금고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금고형은 교도소 등에 수용되지만 징역형과 달리 노역은 부과되지 않는 자유형이다. 형법상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금고형 등을 선고할 때 정상 참작 사유가 있으면 1년 이상 5년 이하 기간 형 집행을 미룰 수 있는 제도다.

A씨는 지난해 9월 10일 오후 10시께 경기 의정부시 신곡동의 한 사거리에서 7.5t 화물차를 몰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30대 남성 B씨와 20대 여성 C씨를 들이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고 당시 차량 신호는 적색이었고, B씨와 C씨는 보행자 신호에 따라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고로 임신 17주였던 C씨는 외상성 지주막하출혈로 치료를 받다 사고 17일 만에 숨졌다. 태아도 사산됐다. 함께 길을 건너던 남편 B씨도 늑골 골절과 외상성 혈기흉, 폐 타박상 등으로 약 8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수사 단계에서 A씨는 “옆 차로에 다른 차가 있어 백미러 쪽을 보다가 앞 신호를 보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고의 중대성을 고려해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A씨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재판부는 A씨의 주의의무 위반 정도와 피해 결과가 모두 무겁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횡단보도에 이르기 훨씬 전에 이미 차량 신호는 적색으로 바뀌었고, 피해자들은 횡단보도 녹색 신호에 따라 횡단보도를 3분의 2가량 보행한 상태에서 충격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C씨가 사망하고 B씨가 크게 다쳐 현재까지 치료를 계속 받는 등 결과도 무겁다”면서도 “피해자 측과 합의한 점,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넘는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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