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 ‘포스코 판박이’인가… 공사대금 올려 달라 버티다 결국 날아간 송도 시공권

인천글로벌시티(IGCD), 호반건설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전격 해제
호반의 물가상승 반영·설계변경 요구… 총액입찰제도 근본 훼손 판단
과거 포스코이앤씨와의 ‘1년 법정 공방’ 악몽 재현 막으려 특단 조치
매월 14억 손실 배수의 진, 1군 브랜드 대상 공개경쟁입찰 즉시 재추진

송도글로벌시티 3단계 사업 조감도 [IGCD 제공]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 송도국제도시 11공구의 핵심 공공 정책 사업인 ‘송도글로벌타운 3단계(Rc1블록)’ 조성 사업이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전격적인 결별이라는 파국을 맞이했다.

발주처인 인천글로벌시티(IGCD)가 착공도 안 된 상황에서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며 협상을 지연시킨 호반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025년 11월 인천에서 성장한 포스코이앤씨가 IGCD를 상대로 공사대금 증액 소송을 제기하며 대립각을 세웠던 이른바 ‘포스코 사태’와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IGCD는 과거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매월 14억 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지위 해제’라는 특단의 칼을 빼 들었다.

2개월간 대면 미팅 단 6회… ‘의도적 지연·소통 회피’에 협상 결렬

IGCD는 29일 호반건설에 시공사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해제를 통보하고 곧바로 투명한 공개경쟁입찰 절차를 통해 1군 브랜드를 대상으로 6월 1일 재입찰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24일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지 약 두 달 만이다.

발주처가 이처럼 강경한 조치를 취한 배경에는 호반건설의 ‘지연 작전’과 ‘입찰지침 위반 요구’가 있었다는게 IGCD 측의 주장이다.

IGCD에 따르면 지난 2개월간 양사의 대면 회의는 단 6회에 불과했다. 호반건설 측은 업무 요청 문자나 전화에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등 소극적인 자세를 고수해 왔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공사비 증액 요구였다. 호반건설은 원자재 수급난과 물가상승을 이유로 계약 조건 수정을 요구하며 110건 이상의 수정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는 입찰 당시 고지된 ‘물가상승 미반영’ 및 ‘총액계약(시공사 일체 책임)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였다.

IGCD 관계자는 “총액계약임에도 내역입찰계약처럼 협상에 임하며 책임을 과도하게 면책하려는 호반건설의 주장은 입찰 취지를 훼손하는 협상 파기적 행위”라며 “이를 수용할 경우 입찰 공정성 시비는 물론 경영진의 배임 문제까지 발생할 우려가 있어 더 이상의 협의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공사비 올려달라”… 과거 포스코 사태 ‘판박이’ 경계한 IGCD

이번 사태는 지난 2025년 11월 발생한 포스코이앤씨의 당시 상황과 같다. 다소 다르다면, 포스코이앤씨는 공사 도중 공사대금 증액을 요청했지만, 호반건설은 공사 시작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사대금을 올려달라고 한 것이다.

당시 인천에 둥지를 틀고 성장한 향토기업 격인 포스코이앤씨는 물가상승 등을 이유로 인천시에 공사대금 증액을 요구하며 법적 소송을 제기, 인천시와 정면충돌한 바 있다.

IGCD 역시 과거 2단계 사업 당시 시공사가 물가상승 및 설계변경을 이유로 추가 공사비(1026억원)를 요구해 1년이 넘는 법적 공방을 벌인 뼈아픈 기억이 있다. 당시 신탁자금계좌가 동결되면서 법인 운영과 후속 사업 추진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결국 이번 호반건설의 행태가 과거 포스코이앤씨 사례처럼 ‘선(先) 수주 후(後) 공사비 증액 요구’로 이어져 사업을 장기 표류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 서자, IGCD 경영진이 선제적으로 계약을 파기하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6월 착공 불가능… 6월 1일 재입찰 공고 시행

이번 지위 해제로 인해 당초 예정됐던 6월 착공은 불가능해졌다. IGCD는 토지대금 이자, 모델하우스 부지 임차료, 법인 운영경비 등으로 매월 약 14억 원의 막대한 고정 경제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GCD가 배수의 진을 친 이유는 ‘재외동포 정주여건 마련’이라는 인천시의 중대한 공공 정책 목표를 흔들림 없이 달성하기 위해서다.

무리하게 협상을 끌다가는 절대공기(44개월) 부족으로 2030년 3월 예정된 인근 학교 개교 전 완공이 아예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IGCD는 늦어지는 일정만큼 공사기간을 면밀히 재조정해 차질 없는 완공을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난 4월 론칭한 자체 프리미엄 브랜드 ‘홈잉루츠(Homing Roots)’를 기반으로, 송도 11공구 Rc1블록에 지하 2층~지상 최고 44층, 14개동, 1700세대 규모의 명품 아파트 단지 조성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IGCD 관계자는 “IGCD의 CI에 담긴 무한대 기호(∞)와 오뚝이처럼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며 “새롭게 선정될 시공사와 상생 협력해 송도 최고 수준의 프리미엄 하이엔드 아파트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Print Friendly